[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전주MBC의 김제시장 금품수수 의혹 보도 이후, 사건의 본질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배후설’이 지역정가를 중심으로 암암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익제보 성격을 가진 폭로를 두고, 특정 정치인이 제보자를 조종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전주MBC는 ‘김제시장 금품수수 의혹’을 집중 보도하며, 단독 입수한 녹취파일 속 정성주 시장의 발언 경위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정성주 / 김제시장]
"그런 것 갖고 돈이 움직였다는 걸 표현하면 평생 일 못 줘. 서로"
제보자는 전직 김제시청 청원경찰 김 모 씨로,
정 시장 취임 이후 ‘돈’을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눴다며 구체적인 액수까지 폭로했습니다.
[제보자 / 전 김제시 청원경찰]
"(정 시장) 집 앞에서 주니까.. 돈을 받아가면서 (정 시장이) '고맙습니다. 이렇게 신세만 져서 어떡합니까'(라고 했다.)"
그런데 사건은 돈의 출처를 규명하는 본질과는 거리가 먼, 별개의 진실공방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에 '뒷배가 있다'는 이른바 '배후설'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 겁니다.
소문 당사자는 지역구가 김제이자 내년 김제시장 출마를 준비 중인 나인권 전북도의원,
직접 전면에 나서 흑색선전에 시달리고 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나인권 / 전북도의원(김제 지역구)]
"저는 제보자 배후를 조종한 사실이 없고 언론보도를 더더욱이나 사주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제보자와 친분이 없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뜬금없이 '허위사실 공표'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수사까지 받게 됐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나인권 / 전북도의원(김제시 지역구)]
"고소인이 전화를 딱 한 번 했는데, (제가) '이 사건은 나와 관계없으니 이런 이야기 나한테 하지 마라. 왜 나한테 전화를 했냐'하고 그 상태에서 전화를 끊었습니다."
고소인은 김제시장 금품 의혹에서 금품 출처로 의심받고 있는 모 업체 대표로, 사건 핵심 피의자입니다.
사건을 폭로한 제보자와는 친인척 관계지만, 돈의 전달 경로와 성격을 두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대표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제보자로부터 허위 진술을 강요 받았다며, 현직 도의원 등을 배후로 지목해 강요와 협박, 허위사실 공표 교사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입니다.
하지만 단체장 개인의 금품 비위 의혹을 둘러싼 공익 성격의 제보를, 사실 관계 확인에 앞서 단지 '나쁜 짓을 시켰다'는 교사 행위로 단정해 범죄로까지 몰아가는 것이 타당한지,
또 이런 의혹 제기가 최소한의 근거를 갖췄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고소인인 업체 대표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나인권 도의원은 자신을 배후로 지목한 데 대해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