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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꺼내 둔 딸 사진.. 참사 3주기, 지금 유족은
2025-10-29 112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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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9일)은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3년째 되는 날입니다.


올 들어 지난 정부가 미뤄왔던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했고, 이재명 대통령도 공식 사과하며 진상규명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전북에 연고를 둔 희생자도 모두 10명이나 되는데, 유족들이 그간 어떤 일상을 보내왔는지,


전재웅 기자가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리포트▶

2022년 10월 29일, 단란했던 가족의 일상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일찍이 사회 생활에 나섰던 딸이 대기업에 붙은 기쁨도 잠시, 넉 달 만에 참사에 휩쓸리며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미라 / 고 이지현 양 어머니]

"아빠는 아빠대로 동생은 동생들대로 언니의 참사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우리 가족들이 스스로 그냥 무너지게 되더라고요."


1년, 2년 시간을 보내는 동안 유품을 건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던 가족들, 


든든한 장녀이자 따뜻한 언니를 기억하기 위해, 집안 곳곳에 사진과 흔적들을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정미라 / 고 이지현 양 어머니]

"지현이가 남동생을 엄청 많이 사랑했어요. 남동생은 '엄마 내가 대학 공부까지 가르친다'고 저랑 약속을 했었는데.."


왜 참사가 일어났는지, 왜 국가는 숱한 위험 징후에도 청년들을 구해내지 못했는지, 여전히 의문 투성이입니다. 


[정미라 / 고 이지현 양 어머니]

"진실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그냥 무너지고. 국가가 제대로 있었나, 우리 아이들 옆에 있었나."


부실한 관리와 안일한 대응도 모자라, 무차별적인 2차 가해까지 이어진 사회적 참사는 159명의 희생자를 낳았습니다.


3년이 지난 뒤에야 지난 정권이 미루던 특별조사위원회가 꾸려지며 진상 조사가 시작됐고, 새 정부도 국민 앞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7월 16일)]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될 정부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 정부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희생자 열 명이 연고를 가진 전북. 


서울과 전주, 단 두 곳만 남은 분향소에 나서는 유족들은 여전히 혐오와 싸우고 있습니다.


[문성철 / 고 문효균 씨 부친]

"자식 팔아서 먹고 사냐, 이런 얘기를 보고 나서 저희들 앞에 와서 막 펑펑 울어, 같이 막 울어요. 진상 규명하기도 힘든데, 사회적 혐오 세력하고 싸우는 그 자체가 더 힘든 거예요."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악의적 폄훼와 비난은 벌써 160여 건이 수사망에 올랐고, 특별조사위도 당시 상황에 대한 수백 건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를 살린 사람도 시민이었고, 시민단체였고, 그래서 지금처럼 똑같이 끝까지 같이 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실을 찾을 때까지, 저희도 옆에 있겠습니다. 그런 작은 마음, 손길 그런 거 보내주셨으면 너무 응원이 될 것 같아요.


'참사는 개인의 슬픔이 아니다.'


유족들은 무너진 일상에서도 거리에 나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넘어, 더이상의 참사가 없는 사회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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