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Air
갑자기 들어선 김 양식장에.. "꽃게 어업 못해" 분통
2026-08-19 154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 MBC 자료사진]

[선명한 화질 : 상단 클릭 > 품질 720p 선택]

◀앵커▶

고군산군도 인근 바다에 500여 ha 규모의 김 양식장이 옮겨오면서 어민들이 꽃게 어업을 못 하게 됐다며 전북도에 항의하고 나섰습니다.


꽃게 어업 종사자는 대부분 부안 어민들이지만 해당 해역은 군산시 관할이다 보니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임에도 논의 과정에서 배제된 건데요.


허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본격적인 꽃게 철을 앞둔 고군산군도 비안도 서측 앞바다,


주황색 부표 사이로 김 양식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그물망이 드넓은 수면 위에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부표와 구조물을 고정하기 위해 작업에 나선 어선과 어민들도 보입니다.


매년 봄, 가을마다 꽃게를 잡았던 어민들은 조업 해역에 갑자기 들어선 양식장 때문에 그물을 칠 수 없어 어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호소합니다.


[김용표 / 부안 어민]

"(떨어져 나온 김이) 수중에 엄청나게 떠다니면서 투망한 자망에 다 엉겨 붙어요. 무게로 인해서 자망이 해저로 가라앉게 되고.."


불과 15분여 거리에 있는 가력항이나 변산 등 꽃게 어업을 주력으로 이곳 해역을 오가는 부안 지역 어선만 약 2~300척으로 추산되는데,


지난 7월 전북도는 인근 군산 무녀도 어민들이 운영하던 김양식장 면허 구역 550ha를 2에서 5킬로미터 떨어진 문제의 바다로 이설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부안 어민들은 이 해역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데도 의견 수렴 대상에서 배제됐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김동환 / 부안 어민]

"합리적인 거 찾으시는데.. 뭐 합리적인 거? 이거 합리적인 게 아니에요. 우리는 생계가 달린 겁니다."


개항을 앞둔 새만금 신항만 탓에 항로 내에 있던 김 양식장을 옮겨야 했던 무녀도 어민들도, 10월 채묘를 앞두고 답답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정영문 / 군산 무녀도 어촌계장]

"좋아서 가는 지역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험하고 위험한 지역인데도 불구하고 갈 곳이 없으니 (이설) 하는데.. 국책 사업으로 인해서 잃는 것을 어딘가는 해줘야 할 것 아니에요. 우리 무녀도 주민들 생계를 위해서요."


두 군데 해역이 모두 군산시 관할이다 보니, 군산시가 주도한 논의 과정에서 정작 비안도 근처에서 조업을 해오던 부안 어민들의 목소리는 누락된 겁니다.


전북도는 승인 과정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잘못을 시인하며, 의견을 모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철태 / 전북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

"행정처분이 내려졌기 때문에 그런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가력 어민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피해가 없도록 가는 방안을 충분히 숙의를 통해서.."


하지만 당장 본격적인 어업 철이 시작되는 시점에 해당 해역을 대체할 곳도 마땅치 않아 뚜렷한 해법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팽창하는 김 양식 산업 속 지자체의 부실한 의견 수렴이 지역 어민들 간의 갈등만 부추긴 것은 아닌지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함대영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