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한번 출발하면 2시간 가까이 운행을 해야 하는 시내버스 기사들이 종점에서 휴식은 고사하고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생리 현상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회사가 지급한 식권을 쓸 수 없는 종점이 많고 화장실은 백미터가량을 뛰어가 상가 주인에게 열쇠를 받아야 쓸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전재웅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오전 사이 4번의 왕복 운행을 마친 10년차 버스 기사,
종점에 도착하자마자, 기사는 서둘러 어딘가로 뛰어갑니다.
100m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인근 상가에 위치한 화장실,
[유병상 / 3년차 버스기사]
"화장실이 급해 갖고 화장실에서 이제 작은 거 보러 뛰어 갔다 온 거예요. (예전에는) 저 교회에서 잠시 허가 해주셔가지고 주차해놓고 바로 거기 갔다가.."
이 종점에는 편히 쉴 공간이 없어 기사들은 정류장 멀리 버스를 세우고 출발 시간이 될 때까지 안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이 모 씨 / 버스기사]
"시동을 오래 걸고 있으면 제재가 들어와요. 종점이 쉬는 데가 없으니까 그래도 걸어도 되는데.."
종점에 화장실이나 휴게실이 있다고 불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학내 종점에서는 평소 학생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지만, 학생 식당이 문을 닫는 방학 때는 기사들 스스로 다른 수를 내야 합니다.
[조성기 / 11년차 버스기사]
"전주대 식당 안에 자체 식당이 있는데, 지금 방학 기간이라 영업도 안 하고 저희들은 컵밥이나 편의점 김밥, 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도시락을 해 와서.."
굳이 밥을 먹으려면 학교 밖 지정 식당까지 가야되는데 시간이 모자라 그냥 건너 뛰기 일쑤입니다.
[A씨 / 버스 기사]
"여기에서 가는 데도 한 10분 걸리고, 오는 데도 10분. 먹는 데 한 3분만에 급하게 먹고 오니까 체하잖아요. 그렇게 먹을 것 같으면 안 먹는 게 낫다는 얘기죠."
버스 회사는 매일 5천원짜리 식권 2장을 지급하지만, 20분 남짓한 휴게 시간 안에 식권을 받아주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일부는 헐값에 현금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B씨 / 버스기사]
"저희가 식권을 남아가지고 현금으로 바꾼다 했을 때는 4천원도 안 쳐주니까. 간단하게 김밥 한 줄 정도?"
민주노총전북본부 산하 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주 시내버스 종점과 회차지 30% 가까이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44%는 휴게 시설이 없었습니다.
조사에 응한 버스기사 63%는 길가에서 급한 볼일을 볼 정도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