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자료사진]
전주시가 공원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십 년 간 자리를 지킨 동상과 비석들을 예고 없이 철거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전주시는 지난 6월, 전주 덕진공원 내에 설치된 조형물 가운데 19점을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이 가운데 15점을 공원 밖인 덕진체련공원 주차장 부지로 옮겨 4개월째 야적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형물 대부분은 지역 미술대전 등에서 수상한 작품으로, 이 가운데 지역 문인 단체가 성금을 모아 지난 1990년대 설치한 전북 대표 시인인 신석정 선생과 이철근, 신근 선생을 기리는 시비(詩碑) 3기는 별다른 협의 없이 철거됐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는 지난 15일, 전주시에 공문을 보내 "예향과 문화의 본고장이라 홍보하는 전주시가 전북 대표 문인을 기리기 위해 만든 추모 시비를 옮기려 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전주시는 지난해 12월부터 32억 원을 투입해 덕진공원 열린광장 조성 사업을 진행하며, 공원 입구에 나무를 벌목하거나 이전하고, 잔디 광장과 원형 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 6월 전북 출신이자 우리나라 법조계의 모범으로 추앙 받는 가인 김병로를 비롯해, 최대교와 김홍섭 등 법조3성 동상을 부직포에 싸 주차장에 야적하면서 방치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전주시는 다른 조형물은 소유주와 연락이 닿아 이전 방안을 논의했다며, 소통이 미흡했던 문인단체와 시비 원상복구나 새로운 추모 공간 마련 등을 논의해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