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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덕진공원 나무 200그루 사라진다.. "호수 조망 위해"
2025-02-18 743
김아연기자
  kay@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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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가 연꽃으로 유명한 덕진공원을 수 백억을 들여 관광명소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사 과정에서 공원 내 나무 200여 그루가 제거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지게 됐습니다.


1년 전에도 전주천과 삼천의 버드나무 벌목이 논란을 빚은 바 있어, 전주시가 개발 사업을 위해 보존의 가치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김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느티나무와 소나무, 중국단풍 등 수목들이 어우러져 울창함을 자랑했던 전주 덕진공원 광장입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이 나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을 보니 둔덕 위 소나무 군락들이 파헤쳐졌고, 공원 곳곳에는 밑동만 남은 나무들도 눈에 띕니다.


150여 그루는 전주 만성지구 공원 등에 이식 작업이 진행 중이고, 나무 모양이 좋지 않거나 고사한 나무들 50여 그루는 아예 제거됐습니다.


[김정자 / 인근 주민]

"여름에는 나무가 있으니까 그늘지고 시원하고 좋았었죠. 많이 좀 섭섭하더라고요."


덕진공원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지거나 제거된 나무만 200그루.


올초부터 본격화된 '열린 광장 조성 사업' 때문입니다.


전주시는 덕진공원 안에 있는 호수를 바깥 쪽에서도 볼 수있도록 만들어 개방감을 주겠다며 나무가 심어졌던 둔덕은 낮추고, 조망과 광장 조성에 방해가 되는 수목들을 제거하고 있습니다.


[전주시청 산림공원과]

"나무 마운딩으로 인해서 권삼득로(인근 도로) 쪽에서 호수를 보면 전혀 보이지가 않아요. 개방감과 호수 조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나무를 없앤 자리에는 각종 행사 등을 위한 원형 광장과 잔디마당, 놀이마당 등이 새롭게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이른바 '열린 광장' 조성 사업에는 32억 원이 투입됩니다.


전주시는 나무 대부분을 베어낸 게 아니라 다른 곳에 옮겨심었다는 입장이지만, 이식한 나무들이 새로운 곳에서 뿌리내릴 수 있을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수십년 간 생태적·경관적 기능을 다하며 덕진공원의 정체성을 만들어온 공원내 나무들을 지금같은 방식으로 제거하는 것이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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