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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운영비도 빠듯".. 의정 활동 지원은 뒷전
2025-12-24 144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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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MBC의 지방의원 정치후원금 연속 보도,


모금된 정치후원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살펴보니 대부분의 후원금을 의정 활동 지원과는 무관한, 사무실 운영비와 후원회 관리자에게 지출하는 경우가 여럿 드러났습니다.


조수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정치후원회는 시민들로부터 모금한 후원금을 의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운영 중인 오은미 전북도의원의 정치후원회,


올해 상반기 318만 원을 모금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후원회가 의정활동 명목으로 의원에게 건넨 정치자금은 한푼도 없습니다.


후원금은 어디에 쓰였을까?


대부분이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같은 고정 지출이었습니다.


후원회 회계 담당자에게 매달 30만 원에서 50만 원이 지급됐고,


사무실 임대료 명목으로도 매달 20만 원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오은미 / 전북도의원]

"(후원금이) 많지는 않죠. 어쨌든 임대료가 들어가야 되고, 인건비가 들어가야 되는 건 기본이잖아요."


오 의원의 후원회는 전주 시내에 위치한 진보당 전북도당 사무실 한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본인 지역구 사무실도 아니고, 정치후원금이 소속 정당 사무실 임대료를 충당하는 데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후원금의 상당액이 고정비로 소진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엔 강태창 전북도의원 후원회,


올 상반기 499만 원을 모금했는데, 이 가운데 420만 원이 회계책임자 인건비로 지출됐습니다.


최근 1년으로 범위를 넓혀 보면, 2,300여만 원을 모금했지만 절반 이상이 사무실 운영 비용이었습니다.


김재천 완주군의원 후원회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1년 동안 2,500만 원가량을 모았지만, 사무실 보수비와 매달 40만 원의 임대료 등으로 전체 후원금의 60% 가까이를 지출했습니다.


[김재천 / 완주군의원]

"한 달에 40만 원에서, 통신비와 여러가지 잡비용까지 50만 원 정도 나가는데요. 이러한 부분들이 솔직히 부담은 되고 있습니다."


후원회가 의정 활동 지원보다는 유지 자체가 목적인 듯한 '주객전도형' 사례도 확인됩니다.


익산 지역구 한정수 전북도의원 후원회,


직원 2명에게 각각 매달 100만 원씩 인건비를 지급하고, 사무실 임대료와 가구 렌탈비 등의 명목으로 매달 수십만 원을 쓰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2천만 원 넘게 모금했지만, 이 가운데 약 76%가 사무실 운영비였고,


후원회가 한정수 의원에게 의정 활동에 쓰라고 전달한 후원금을 도로 회수한 일도 있었습니다.


[한정수 / 전북도의원]

"인건비 줄 돈이 없어가지고, 후원회에서 나온 돈은 다시 후원회로 돌려줄 수 있다고 선관위에서 해석을 해줘서.."


정치 자금을 모아 의원의 의정활동을 돕는다는

후원회의 본래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금액이 많고 적고를 떠나 시민이 낸 후원금이 어떤 목적으로 쓰이고 있는지, 보다 엄격한 점검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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