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농민들이 쌀값이 오른 이익을 농협이 독점하려 한다며 농협 마당에 벼 수십 톤을 쌓는 릴레이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농협 측이 벼를 사들이는 가격을 쌀값이 폭락했던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하려는 기미가 보이자, 반발이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40kg 벼 자루를 둘러멘 농민들이 농협 사무실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8만 원이 적힌 자루를 농협 측에 전달하며, 농협이 가공 전 벼 가격으로 최소한 8만 원은 줘야 한다고 항의하는 것입니다.
"8만 원 이상 보장하라! 보장하라!"
농민들은 또, 화물차와 지게차를 동원해 농협 건물 앞에 톤백 수십 개를 쌓고 투쟁하기로 했습니다.
쌀값은 80kg 한 가마에 23만 원 선까지 올랐지만, 농협이 나락을 매입하는 가격은 쌀값이 폭락했던 지난해와 동일한 6만 원대에 그치고 있다는 겁니다.
[윤택근 / 정읍시농민회장]
"(한 가마에) 8만 3천 원 정도 생산비가 나오니까, 최소한 8만 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을 때, 조합장님들은 그랬다가 (쌀값이) 떨어지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
농협은 벼를 매입해 쌀로 가공하고, 유통과 판매를 도맡는 역할인데,
일단 벼를 수확하는 당시에는 6만 원을 먼저 지급한 뒤, 나중에 쌀값 동향 등을 고려해 추가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형용 / 황토현농협 조합원]
"농협에 필요한 운영 마진(이익)도 어느 정도 남기고, 비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능력 있는 조합장이지. 싸게 사서 싸게 파는 걸 그걸 누가 못해요.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거예요. 아마 기자님이 하셔도 하실 거예요."
올해 국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123개 미곡종합처리장의 쌀 판매 매출은 1조 원 가량,
한 곳당 86억 원의 매출을 올린 셈인데, 농협 측은 인건비와 기계 사용료 등 비용을 빼면 순 이익은 8억 원대로 추정됩니다.
[황토현농협 관계자]
"현재 시세가 7만 원 정도에 형성이 되고 있는데, 될 수 있으면 많이 주려고 하고 있어요. 저희 RPC도 인건비, 그 다음 감가상각비 (비용 부담이 크다).."
농민들은 쌀값이 오른 만큼 생산자 몫이 늘지 않는 유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읍 지역 4개 농협에서 연말까지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