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최훈식 장수군수 사저를 둘러싼 불법 논란, 오늘(23일)도 속보 이어갑니다.
공공하천을 앞마당처럼 쓰고, 거기에 필요한 행정허가도 꼼수로 받았다는 의혹인데, 행정까지 눈감아준 것 아닌지 의심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체장의 사저 앞마당에서, 원칙은 실종돼 있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최훈식 군수의 사저 앞에서 드러난 건, 단순한 단체장 개인의 일탈만은 아닙니다.
허가 없이 수년간 공공 하천 부지를 집 앞마당처럼 사용하고 정자 등 불법 시설물까지 설치해 사용한 것도 모자라,
뒤늦게 진행된 허가 과정 역시 석연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허가 여부를 판단하려고 문제의 하천부지를 점검했다는 장수군 관계자들.
[장수군 관계자(음성변조)]
"(정자 등 불법 시설물을) 치웠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있었으면 못해드리죠. 원상복구하고 나서 점용이 나가는 게 맞고, 이게 없어서 제가 점용허가 내드린 거죠."
당시 현장에서 불법 시설물이 보이지 않아 그대로 허가했다는 설명이지만, 반쪽 해명에 불과합니다.
장수군 측이 숨겼거나 밝히지 않는 진실은 '바닥'에 더 숨어 있습니다.
최훈식 군수 사유지를 한참 넘어, 현재 하천 부지까지 촘촘하게 깔려 있는 콘크리트 블록들과 마치 자신의 땅인 양 경계처럼 심어진 조경수,
항공사진을 확인해보면 이미 2021년 사옥 신축부터 이러한 불법행위가 계속돼 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행 법상으로는 점용허가를 받기 위해선 그전에 모조리 제거됐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김신겸 / 전북자치도 하천관리팀장]
"포장이나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면 포장을 제거하고 철거 후에 (하천 점용허가) 신청을 하는 게 맞습니다. 원래 지반 상태라고 보면 되죠."
현행 하천법과 지침에는 하천부지의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원상복구하고 심할 경우 형사고발해 최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장수군은 어느 것 하나 지키지 않은 것입니다.
군수 사저가 아니었다면 가능했을 일인지 의문이 일 수밖에 없습니다.
장수군은 이제 와서 이미 허가가 나간 상황이라 조치할 수 있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뒤늦게 몇만 원 수준의 변상금을 부과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장수군 관계자(음성변조)]
"시행령에 '변상금 징수'가 나오더라고요. 불법한 기간을 산정해서 7만 8천 원 정도되고요. 잠정적으로 4년이나 5년 정도 보고 있는데요."
파문이 커지자 최훈식 군수는 부인 앞으로 나온 하천 점용허가를 취소하고, 하천 부지 역시 모두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허가를 재차 신청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최훈식 장수군수]
"제가 그 부분(하천 점용허가)도 취소를 하고, 파낸 다음에.. 제가 좀 돈이 들더라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 기초단체장의 사저 앞에서 속절 없이 실종된 원칙과 기본,
"몰랐다"거나 "고의가 아니었다"는 해명으로는 좀처럼 무너진 신뢰를 복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화면출처: 국토정보플랫폼
그래픽: 김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