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판타지] 전주MBC 2025년 10월 16일](/uploads/contents/2025/10/6f4d79582a9bfbf07ab1ec8e35bd24f5.jpg)
![[로컬판타지] 전주MBC 2025년 10월 16일](/uploads/contents/2025/10/6f4d79582a9bfbf07ab1ec8e35bd24f5.jpg)
[전주 MBC 자료사진]
◀앵커▶
가을 수확철마다 황금빛으로 물들던 들녘이, 올해는 잦은 비로 시름이 깊습니다.
논이 질어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면서 수확이 늦어지고, 일부 벼는 논에서 싹이 트기 시작했습니다.
배추 등 밭작물도 잇따른 비에 썩어가며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연일 이어진 비에 논바닥이 질척거립니다.
견디지 못한 벼 이삭은 줄줄이 쓰러져, 마치 바람에 눕혀놓은 담요처럼 납작하게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쓰러진 이삭 사이로 초록빛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논바닥에 떨어진 낱알이 젖은 흙과 빗물을 머금고 그대로 싹을 틔운, 이른바 '수발아' 피해입니다.
[조경희 / 김제시 봉남면]
"발아가 돼서 이미 싹이 이렇게 모를 심어도 될 만큼 자랐고요. 뿌리가 이제 많이 내려있는 상태입니다. 이거는 수확을 할 수도 없고 해도 미질이 떨어져서 이게 수확 자체가 안 됩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부터 두 달 동안 비가 내린 날만 31일, 누적 강수량은 629mm로 평년 258mm의 두 배가 넘습니다.
도내 3천 헥타르가 수발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밭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배추밭에는 잎이 축 처져 바닥에 아예 달라붙어 있습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배추도 손으로 만져보면 속잎이 이미 물컹하게 변했습니다.
잦은 비에 통풍이 막히고 배수가 되지 않으면서, 무름병이 밭 전체로 번지고 있습니다.
[전봉기 / 완주군 봉동읍]
"보다시피 수확을 포기한 상태예요. 이제 폐기 처분을 해야죠. 갈아엎어야죠. 갈아엎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대책이 없어요."
전북도는 가을배추의 무름병 피해율이 평균 20~30%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수확기를 맞은 농가들이 배수 정비에 나서봐도, 이미 망가진 작물은 손쓸 방법이 없습니다.
수확의 계절이어야 할 가을 들녘이, 잦은 비로 '수심 가득한 논밭'으로 바뀌었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