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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양이만.." 보호소가 실험동물 공급처?
2025-11-23 240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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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산의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생활하던 고양이들이, 위법하게 '실험용'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군산시와 동물 단체는 이 보호소와 동물 실험을 한 연구소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리포트▶

군산시가 민간위탁한 유기동물보호소.


버려진 동물의 새 주인을 찾는 것이 주목적인 다른 보호소와 달리, 이곳에는 ‘입양을 보내지 않는’ 고양이들이 상당수입니다. 


[보호소 관계자]

“입양이 안되는 애들이고 체험 학습이나 치료 목적으로 (데리고 있다)”


그런데 등에 동전 크기의 상처 자국이 있는 고양이가 눈에 띕니다. 


동물 실험의 흔적으로 의심됩니다.


보호소 개체 관리 카드에는 고양이들의 성별 및 특징이 기록돼 있습니다.


그런데 익산의 한 동물의약품 연구소의 내부 문건에도 같은 모습의 고양이들이 등장합니다. 


어떻게 전혀 다른 곳에 같은 고양이에 대한 기록이 있을까?


보호소 내부 관계자는 실험에 사용된 고양이들이 이름만 바뀐 채, 유기 동물을 돌보는 보호소로 보내진 거라고 말합니다. 


[00보호소 직원]

“한 케이지에 세 마리씩, 막 두 마리씩 넣어 갖고 왔었어요. 여기(보호소)에다가 기증식으로 한다고..”


이뿐만이 아니라 유기·유실 등 정상적인 경로로 보호소에 들어온 고양이들이 이 동물의약품 연구소로 보내졌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호소 동물을 전담해 치료하기로 계약한 '연계 동물 병원'이 등장합니다.


[00보호소 직원]

“코 이런 쪽으로 샘플로 다들 채취하더라고요. 그럼 (원하는) 바이러스가 나오면, 호흡기 치료하러 간다고 데려갔어요. 근데 1개월이 되어도 안 오고, 3개월, 5개월이 되도 안 오고...12마리가 안 돌아왔어요.” 


동물 병원에서 찾아와 검사를 한 뒤 특정 고양이만 골라 데리고 갔다는 건데,


실험 개체를 기록한 동물의약품 연구소 내부 문건에도 이 고양이들의 이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동물 병원 바로 윗층에는 병원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동물의약품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연구소 전 관계자]

“대부분 실험 고양이는 보호소에서 온 걸로 알고 있어요. 회사(연구소) 직원분들이 직접 말씀하셨거든요. 바이러스가 검출된 고양이를 선별해 왔다고.”


심지어는 연구소 관계자들이, 한 번에 7마리의 고양이를 입양해 간 사례도 있었는데 실험에 필요한 '보호자 동의'라는 형식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소 전 관계자]

“(특정 임상)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있어야 되고. 안되면 니네 이름으로라도 (입양)해... 왜냐하면 여기 사업에는 보호자의 동의서가 꼭 필요하니까.”


보호소 측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합니다.


[00보호소 대표]

“우리는 몰랐어요. (원장이) 치료해준다고 해서 간 것이지 몰랐다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알고 했다고 그렇게 악의적으로.."


관련 내용을 연구소 측에도 물었지만,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라고만 할 뿐, 자세한 설명을 피했습니다.


[연구소·동물 병원 대표]

"(인터뷰) 안 할 거예요. (중략) 그냥 나가주셨으면.."


동물단체와 군산시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해당 연구소와 보호소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그래픽: 김하늘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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