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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무섭다는 의장님 위해.. '월 110만 원짜리 렌터카' 도입
2025-11-21 128
전재웅기자
  rebear@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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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작년 군산시의회가 의장 전용으로 8,700만 원을 들여 구매한 고급 전기차가 웬일인지 올 초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니, 하반기 의장을 맡은 김우민 시의원이 '전기차는 무섭다'는 황당한 이유로 전용차를 새로 마련했기 때문인데요,


군산시의회는 동료인 의장의 간곡한 부탁에 멀쩡한 차가 있음에도 월 110만 원짜리 새 승합차 도입을 동의해줬습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만성적인 주차 난에 시달리는 군산시청 주차장,


전기차 전용 구역에 관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습니다.


전화번호 표기도 하지 않아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인 이 차량은, 재작년 군산시의회가 구매한 의장 관용 차량입니다.


비슷한 시각, 군산의 한 행사장에 나타난 군산시의회 김우민 의장은 전혀 다른 차에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재웅 기자]

"이 차량의 번호판을 보면 렌터카를 의미하는 '하' 글자가 들어가 있는데요. 김 의장은, 본인의 의전 차량이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올 초부터 이 차를 렌트해 오고 있습니다."


시의회는 의장 전용 전기차 외에도 가솔린 승용차를 한대 더 보유하고 있었지만, 의회 운영위원회는 김 의장의 요청대로 전용 차량을 새로 마련해줬습니다.


[나종대 / 군산시의회 운영위원장]

"우리 의장님이 좀 무서워해요. 근데, 우리는 또 이해를 못 하잖아. 그런 것을 우리가 어떻게 브레이크 안 걸었겠어요. 그때 전기차들이 좀 화재 나고 (걱정돼서) 망치까지 준비하고 그러더라고."


의장 전용 승합차를 위해 의회가 매달 지불하는 렌트비만 110만 원, 의회 사무국이 방송 시설을 보수하거나 의정활동 지원 등을 위해 써야 하는 "사무관리비"에서 지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 군산시의회는 기존 의장 전용 차량으로 8,700만 원에 달하는 전기차를 구매했습니다.


[의회사무국 관계자]

"일정 비율 이상은 전기차, 그러니까 친환경 차량으로 구매를 하도록 하는 지침이 있어서.. 또, 전기차 구매를 하면 보조금이 나와요."


보조금까지 받아서 산 차량이지만, 달랑 2년 만 용도에 맞게 사용됐을 뿐입니다.


일부 동료 의원들은 "의원 교육이나 사무비로 쓸 수 있는 공통 예산을 의장 몫으로 쓰는 것은 잘못"이라거나 "1년 예산을 세우지 않고 급하게 결정한 예산 낭비 사례"라는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회 내부에서는 의장의 요청을 받아들인 자신들의 결정이 문제가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나종대 / 군산시의회 운영위원장]

"아니, 저희들이 바보 아니잖아요. (문제 제기가 들어올 수 있는 사안이다 이렇게 인지는?) 그걸 인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김우민 의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는 문자를 끝으로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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