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형편이 어려운 청년이나 주거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저금리 전세 대출 제도가 범죄자들의 먹잇감이 됐습니다.
가짜 전세 계약서로 전세 대출 80억 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정부의 서민 지원책이 오히려 범죄의 통로가 됐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경찰청 붙잡힌 50대 부동산 업자 A 씨 등 일당 3명.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전주 등 전북 지역 은행 6곳을 상대로 80억 원을 전세 대출금으로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수법은 대담했습니다.
주범들은 주변 지인을 통해 급전이 필요한 청년이나 주거 취약계층을 꼬드겼습니다.
명의만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며 이들을 '가짜 임차인'으로 내세운 겁니다.
준비물은 가짜 계약서면 충분했습니다.
특히 주거 지원을 위해 심사 절차를 대폭 줄여준 저금리 전세 대출이 범행의 타깃이 됐습니다.
직접 은행에 가든, 스마트폰으로 신청하든 서류만 완벽하면 실제 살고 있는지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대출금이 들어오면 돈을 나눠 가졌습니다.
수사 결과 은행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점도 드러났습니다.
똑같은 건물을 담보로 이 은행 저 은행에서 중복 대출을 받아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가짜 계약서를 은행에 제출하고 간이 심사를 통해 전세 대출을 받은 횟수만 70여 차례, 액수는 80억에 달합니다.
빌린 돈이 제때 상환되지 않자 은행들이 뒤늦게 계약서 상의 임차인이 빌라나 원룸 등에 실제로 거주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면서 범행은 꼬리가 밟혔습니다.
경찰은 부동산 지식이 풍부한 주범들이 치밀하게 역할을 나누어 범행을 설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짜 세입자로 명의를 빌려준 80여명 역시 '사기 공범'으로 입건한 경찰은,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