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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날리고 풍선 흔들고"..시장 이름 삼행시까지
2026-01-08 2885
김아연기자
  kay@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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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이면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종무식을 열거나 단체장이 부서를 직접 돌며 수고한 직원들을 격려하며 한해를 마무리하죠.


그런데 지난 연말 일부에서 벌어진 풍경은 이런 상식과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단체장을 위한 팻말과 풍선을 준비하고, '사랑합니다'를 외치는 공무원들.


공직사회의 이런 문화, 과연 자연스런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을지 이 뉴스 보고 판단해보시죠.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연말 최경식 남원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영상입니다.


종무식 날 부서 방문에 나선 최 시장이 한 부서에 들어서자 직원들의 깜짝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시장님!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최 시장은 박수를 치며 화답합니다.


"하하하하."


손 하트도 빠지지 않습니다.


"하트"


시장이 찾은 또다른 부서 사무실에는 시장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장식물이 내걸렸습니다.


부서장의 선창 아래 팻말 속 문구를 외쳐보이는 직원들.


"5! 시민 곁을 지킨 따뜻한 리더십. 6! 사랑합니다, 시장님!"


또다른 부서에선 시장에게 상을 주는가하면,


"우리의 최고 리더, 최경식 시장님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시장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준비한 부서도 있습니다.


부서별로 경쟁이라도 하듯 진행된 이 행사 영상은 시장 본인의 SNS에 올라왔다, 취재가 시작되자 삭제됐습니다.


남원시청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감사 이벤트'라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도 자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공무원 A씨]

"그거를 저항할 능력이 없는 하위직들...왜냐하면 근평(근무평가)도 있고 하니까 그런 걸 시켜도 딱히 불법은 아니니까 저항을 못하는 거죠."


전주시의 한해 마무리에도 단체장을 향한 감사와 사랑을 담은 구호와 팻말이 등장했습니다.


시장 방문에 앞서, 각 부서에는 '청사 입구에서 시장님을 영접해달라', '로비 앞에서 시장님을 환영해달라'는 세세한 협조 요청이 전달되기도 했습니다.


[공무원 B씨]

'풍선 좀 불자', '뭐 좀 하자' 이러는데 안 할 수가 없죠, 어느 한 사람이. 어느 누가 그런 걸 좋아하겠어요. 자기 부모한테도 그렇게 안 하는데...


[공무원 C씨]

시장님이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이지, 뭐 시장님 돌잔치는 아니잖아요. 보이지 않는 갑질이죠. 공직 사회에서 어느 시장님을 위해서 공무원이 하는 건 아니잖아요. 시민을 위한 공직 사회이고....


단체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구조와 연말 승진 인사철이란 시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런 모습을 그저 '화기애애한 조직 문화'로만 볼 수 있을지..


혹 누군가에겐 저항할 수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더 나아가 공직의 본질을 훼손하는 구태는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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