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오늘 새벽 전주시내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나 주민 10명이 영하의 기온 속에 긴급 대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화재 원인이 어이없게도 방에서 피운 담배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무심코 한 행위나 사소하게 보인 생활 습관이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재웅 기자입니다.
◀리포트▶
야심한 시각, 골목길로 소방차 여러 대가 잇따라 들어섭니다.
건물 창문 틈으로 스멀스멀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오늘 새벽 시간대 9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에서 불이 나 다행히 10분여 만에 진화됐지만,
단잠에 빠져 있던 주민들은 화들짝 놀라 맨몸으로 집을 뛰쳐 나와야 했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고 소방관의 도움으로 대피했지만, 주민들은 순간적으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고 말합니다.
[위층 주민]
"소방관 아저씨가 조금만 문을 늦게 열었다면.. 문을 두드렸거든요, 밖에서. 못 깨어났으면 제가 죽었을 수도 있어요. 연기가 너무 심하게 들어온 거예요. 이러다 이제 죽겠구나.."
불이 난 2층 집에서 탈출한 40대 남성은 등 쪽에 화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고, 위층에 살던 일가족 5명을 포함해 모두 10명이 구조됐습니다.
[전재웅 기자]
"당시 2층에서 시작된 불은 3층과 4층으로 빠르게 번졌는데, 안에 사람이 남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제 개방한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담뱃불입니다.
방에 누워 담배를 피우다 불이 번졌고, 건물로 확산하면서 모두 6천만 원 가량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합동 감식 관계자]
"평상시에도 누워서 담배를 피운대요. 옆에 종이도 있고, 담배 이렇게 들고 있는데 불이 딱 붙더래요."
하루 전, 전주의 또다른 다세대주택에서도 화재가 나 집안을 모두 태웠습니다.
화재 원인은 전기 난로 취급 부주의로 추정되는데 초등학생이 노트북을 사용하려고 멀티탭을 켰다가 플러그가 함께 꽂혀 있던 전기 난로가 가동돼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귀찮다고 여러 전기 제품을 꽂아두고 멀티탭 전원만 끄거나 켜는 습관이 화근이 된 셈입니다.
불은 특정 계절을 따지지 않고 발생하지만 겨울 화재 사망자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불이 난 원인은 기계나 전기적 요인보다는 담배 꽁초를 버리거나 발열체를 방치하는 등 부주의에서 시작된 경우가 55%로 가장 많았습니다.
MBC뉴스 전재웅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
그래픽: 김하늘
화면제공: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