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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응원 빙자한 ‘이원택' 홍보?.. 불법 현수막 논란
2025-11-06 153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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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북 지역 곳곳에 난데없이 유력 정치인의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렸습니다.


다음 주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과 농민들을 응원한다는 내용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이름과 얼굴이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는데요.


응원보단 내년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자신의 경력을 홍보하는 내용이 주를 이뤄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인데, 현행법 위반 논란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내 한 농촌지역 면 소재지에 위치한 행정복지센터입니다.


바로 앞 길건너 철제 담장에 다음 주로 다가온 '농업인의 날'을 알리며, '부자농부 되세요'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의원의 얼굴이 선명한데,


지정게시대와는 거리가 멀고 특히 다른 곳도 아닌 행정기관 앞에 내걸린 정치인 현수막,


이렇게 놔둬도 괜찮은 건지 물어봤습니다.


[도내 A면 행정복지센터 관계자(음성변조)]

"오래되진 않았을 거예요. 현수막 상태가..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어서요. (앞에 보이는 내용 그대로인데요?) 만약 그게.. 맞지 않은 거면 저희는 떼야죠."


도심권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전주 시내 한 도로변,


이번에는 수능 응원으로 문구만 달라졌을 뿐, 똑같이 이원택 의원의 이름과 얼굴, 주요약력이 들어간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수능을 응원하는데 청와대 행정관 이력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를 중심으로 주로 눈에 띄는 위치마다 걸려 있지만,


모두 불법 소지가 다분한 현수막들입니다.


[조수영 기자]

옥외광고물법으로 허용되는 정치 현수막이라면, 이렇게 정당 이름이 표기돼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인 이원택 의원 현수막은 어디를 봐도 정당 이름이 없습니다.


흔히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이나 정강정책을 홍보하는 정치 현수막과는 관련이 없는 일반 현수막으로,


지자체가 정한 곳에 걸지 않으면 모두 불법에 해당하는 철거 대상입니다.


[도내 지자체 관계자(옥외광고물 담당, 음성변조)]

"(일반 현수막은) 법에 따라서 신고해가지고 게시대 설치하는 쪽으로.."


그런데 이 현수막이 대거 걸린 시점, 공교롭게도 이 의원이 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입니다.


[이원택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지난달 13일, 도지사 출마 기자회견)]

"정치·사회 전 분야를 혁신하는 역대 가장 강력한 개혁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당연히 사전 선거 운동 시비도 일고 있습니다.


한눈에 봐도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전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글자 크기를 자세히 비교해 봐도 수능 응원 문구는 한 글자당 세로 길이가 약 20cm,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름은 그 세 배인 약 60cm에 달합니다.


수험생을 향한 응원보다 자신의 이름이 더 큰, 주객이 전도된 구성입니다.


멀리서 보면 누가 누구를 응원한다는 건지 분간조차 어렵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선거법이 정한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지만, 응원·축하 형식을 빌려 법망을 교묘히 피한 사실상의 홍보성 현수막,


하지만 수능 응원 문구가 구색맞추기 용도로 들어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규제할 근거도 마땅치 않습니다.


[전북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단순히 선거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원택 의원은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수험생 등을 응원하는 취지로 현수막을 걸었고,


위법 소지가 있단 지적에 대해선 행정당국 판단에 따라 절차대로 가면 될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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