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9월 03일](/uploads/contents/2025/09/90d9ad466e68125eaf2e50dfabfb6b68.png)
![[전북이 참 좋다] 전주MBC 2025년 09월 03일](/uploads/contents/2025/09/90d9ad466e68125eaf2e50dfabfb6b68.png)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부안군이 혼잡한 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려 추진 중입니다.
그런데 수십억 원을 들여 주차장 대상 부지를 사들인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기존 시설만 철거하고 2년 가까이 첫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요?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안군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공터.
가장자리로 출입을 막는 펜스가 세워져있고 군데군데 폐자재들이 널려있습니다.
부안군이 지난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주차장 부지입니다.
부안군은 당초 이곳에 2층짜리 타워형 주차장을 세워 2백 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생각이었습니다.
인근 터미널 이용객을 비롯해 주변 마트와 상점 등을 오가는 시민들의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였습니다.
[인근 주민]
"이용이야 하겠지. 길가에 차 세우는 사람이나, 마트 주차장도 아무래도 비좁으니깐."
원래 있었던 사우나 시설을 사들이는 데만 40억 원, 철거비와 주차시설 조성비에 30억 원 등 배정된 예산은 무려 70억 원.
감정평가사의 자문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이 예산에는 낡은 사우나 건물 값으로만 5억 원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곧바로 필요 없는 사우나 건물을 철거하는 데만 2억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부수고 나니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올해 2월 지질조사에서 해당 부지가 '연약 지반'으로 판정됐기 때문입니다.
[인근 주민]
"제가 부안에 1981년도에 왔는데요. 여기가 원래 방죽 자리였다나 봐요. 방죽 자리."
2층 규모의 타워형 주차장을 짓기 위해서는 연약 지반 특성상 땅의 지지력이 부족해 다른 곳보다 훨씬 복잡한 기반 공사가 필요한 상황.
해당 부지의 경우 최초 설계보다 30m나 더 깊게 지하로 말뚝을 박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 예산으로는 공사가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신상준 / 부안군청 교통행정팀장]
"기존 타워로 했을 때 저희들이 확보한 예산보다 한 20% 정도 늘어나는 경우들이 나와서 그 부분을 감안해서.."
부안군은 부랴부랴 설계 변경에 들어가 결국 지난 3일 최종적으로는 130면짜리 노면 주차장으로 사업 규모를 확정하고 설계 변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적합한 땅인지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타워형 주차장을 짓겠다고 나서면서, 수십억대의 부지는 물론 쓰지도 않을 건물까지 수억 원에 사들인 부안군.
건물은 이미 먼지와 함께 철거됐지만 정작 들어선다는 2층 주차타워는 사라지고, 대신 공터를 만들기 위해 혈세 수십억 원을 쓴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정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