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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만 수백억씩 쌓아두고 인상?".. 14년 만에 인상 반대 시위
2025-01-08 1722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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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립 대학들이 14년 만에 일제히 등록금 인상에 나서자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반발하며 시위와 농성까지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재정난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호소하지만, 저마다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는 상황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겨울 방학이 한창인 대학 캠퍼스,


본관 앞에 모인 학생 수십여 명이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구호를 외칩니다.


"(등록금 인상) 반대한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원광대가 법정 상한에 가까운 5.4%까지 등록금을 인상하겠다는 안을 내놓자 학생회장이 단식 농성까지 벌이는 등 반발에 나선 겁니다.


400만 원 안팎의 기존 등록금도 부담이 큰데, 낡은 시설이나 발전이 없는 강의의 질을 보면 인상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장지환 / 원광대 총학생회장]

"저희를 설득시키거나 납득시킬 수 있는 내용 자체는 전혀 없었고.. 돈이 없기 때문에 그런다, 어떻게 해결할 수가 없다, 계속 이 말만 하는데.."


도내 대학가 뿐만이 아닙니다.


국민대와 서강대가 이미 5% 남짓 등록금 인상을 확정한 데에 이어, 전국 사립 대학들의 '도미노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등록금 동결을 15년 안팎 이어온 데다 학령 인구 감소로 수익이 크게 줄어 어렵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원광대 관계자]

"교직원 숫자를 줄이는 등의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지만 등록금 수입도 굉장히, 3분의 1 가까이 줄어드는 그런 상황인데.. 마른 걸레를 더 쥐어짤 수도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하지만 시설 개보수와 연구비 등에 쓰일 수 있는 적립금 현황을 보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통합을 추진 중인 원광대와 원광보건대의 대학 적립금은 각각 411억 원과 214억 원,


지역 주요 사립대인 전주대와 우석대도 192억 원과 125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전국 사립대 적립금은 전년도보다 3,804억 원이 늘어 무려 11조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정을호 / 국회의원]

"국민들 같은 경우는 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는 판에 폭탄을 안기는 건 아니라고 봐요. 적립금 같은 경우는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과 이사회를 통해서 바꿀 수가 있거든요. 대학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원광대의 경우 글로컬30 대학 선정으로 5년 동안 1,500억 원의 국비 지원을 받는 등 국가 차원의 지원도 무시 못 할 수준.


대학들은 적립금은 용도가 정해져 있고 일시적일 뿐이라 재정 부담을 완화할 용도로 활용하기가 힘들다고 항변하지만,


12.3 내란으로 촉발된 민생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오히려 어수선한 시국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시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유철주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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