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사진]
◀ 앵 커 ▶
군산시가 조성한 선유도 집라인의 위탁운영 업체가 일명 '유령 직원'들을 앞세워 억대의 인건비를 빼돌린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유령 직원 가운데는 현직 시의원의 부인도 포함됐는데,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 시의원은 해당 업체의 이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군산시가 2015년 준공한 선유도 집라인.
군산시는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7개월 동안 어촌계 등 지역 주민으로 이뤄진 선유도관광발전협의회에 위탁 운영을 맡겼습니다.
그런데 지출 내역을 살펴보니 2022년 5월부터 갑자기 인건비가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박혜진 기자]
"이 업체에서 근무한 기록이 없는 일명 유령 직원들에게 다달이 인건비가 지급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름을 빌려준 사람들은 월급을 바로 반납했다고 말합니다.
[유령 직원 A씨(음성변조)]
"일은 안 했어요, (대표님이) 부탁해서 (페이백) 한 거죠. (월급을) 바로 보내줬어요, 그냥."
[유령 직원 B씨(음성변조)]
"저희한테 그 돈을 주면서 다시 저거를 (페이백) 하라니까 저희는 그냥 그런 줄 알고 그냥 해준 거죠."
다달이 계좌로 인건비 250만 원을 받으면 다음날 대표의 부인 계좌로 전달한 내역이 줄줄이 발견됩니다.
지난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간 이처럼 근무하지도 않고 인건비를 부정 수급한 것으로 파악된 인력은 총 10여 명, 금액은 1억 7,000만 원에 이릅니다.
현재까지 이 돈의 행방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운영업체 대표(음성변조)]
"꼭 거기 와서 무슨 일하고 그래야 만이 그게 (일을 한 거라고).. 우리는 그렇게 해석을 안 했던 부분이에요. 우리 어촌계 그 명단들이 있어요. 내가 주민들한테 줘야 되잖아요."
즉, 마을 사람들과 골고루 수익을 나누기 위해 인건비를 부풀려 돌려받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인건비를 부정 수급한 유령 직원 가운데 현직 시의원의 아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시의원 C씨(음성변조)]
"'아기 엄마한테 통장으로 쏴줬다' 이렇게 말씀을 제가 전달을 들었어요. [일을 하지 않고 받은 거잖아요?] 나는 아예 몰랐어요, 나중에 알았지."
1년 전, 일부 주민이 이 같은 사실을 군산시에 신고했지만, 군산시는 이미 위탁을 준 사업이기 때문에 내부 회계는 자신들이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군산시 관계자(음성변조)
"이윤으로 돌려서 그 사람들한테 지급을 하든 그건 저희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에요."
한편 해당 업체가 입찰에 지원할 당시, 부인이 유령직원으로 월급을 타간 시의원이 해당 업체의 이사로 등재됐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 시의원은 공고 마감일 돌연 사임했는데 공교롭게도 해당 업체는 며칠 후 운영 업체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MBC뉴스 박혜진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