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자신이 지도하던 대학원생을 성추행 한 전북대  교수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고 결국 교수직을 유지하게 됐습니다. 

업무상 위력 의한 추행은 인정됐지만, 실형이 필요하다는 검찰의 구형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충격으로 학업마저 포기한 피해자의 용서도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정자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5월 술에 취한 상태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대학에 접수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전북대 재직 교수 김 모 씨. 

그해 12월부터 정직에 들어가 겨울방학이 끝난 시점인 올 3월 학교로 돌아와 사실상 봐주기 징계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정자형 기자]

"이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중 한 명인 대학원생이 강제 추행 피해를 담은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졌습니다."

검찰은 가해 교수에 대해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가 있다며 곧바로 기소했습니다. 

2달 뒤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에 있어 쉽게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추행했다"고 판시하며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더욱이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대학원을 자퇴하면서 그동안 자신이 노력해왔던 학업과 인연을 모두 포기하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구형이 징역 1년이었지만, 재판부는 벌금 7백만 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1심에서 실형은 면했지만, 피해자는 가해 교수를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교수가 선고 전 법원에 3천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 측에서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이 교수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형을 선고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북대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력 등을 고려하여 해당 교수에 대해 직위해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정자형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안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