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긴급대피명령이 내려지면서 여러 차례 홍역을
치른 익산 모현동 우남아파트에는 아직도
40여 가구가 남아 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운행 정지된 승강기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재운행을 위해서는 집 떠난 소유자의 동의까지 필요한 데 연락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강동엽 기자입니다.
◀VCR▶
익산 우남아파트 10층에 사는 84살의
전인순 씨는 요즘 들어 부쩍 한숨이
늘었습니다.
관절 수술로 걷기가 매우 불편한 상황에서
지난주부터 관련 법에 따라 승강기 운행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매일 받아야 하는 물리치료는 고사하고
끼니를 사러 나갈 수도 없는, 사실상 고립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문제는 아파트에 남은 40여 가구 대부분이
전 씨와 마찬가지로 지병을 앓거나 거동이
힘든 고령이라는 점입니다.
◀INT▶ 전인순
완전히 몸만 살았지 죽은 목숨이나 한 가지죠
왜냐하면 (지난주) 토요일부터는 꿈쩍을 못하고 방 안에서 나가지를 못했어요... 그래서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승강기는 개정된 법에 따라 안전 장치가
추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다만 아파트 소유자나 임차인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3년 더 승강기를
운행할 수 있다는 유예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집을 비워둔 채 길게는 7년 동안
관리비도 내지 않고 연락조차 닿지 않는
58세대의 동의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보니 입주민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SYN▶ 익산시 관계자
소유자들이 내셔야 되잖아요 돈을..그래서
소유자를 받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입주자가
받는 게 아니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주민들은 청원서까지 작성했습니다.
◀SYN▶ 익산 우남아파트 입주자 대표
노인네들이 고층에 사니까 젊은 세대 산다면은 운동삼아 다닐 수 있지만 이분들은 수시로 뭔 일이 있으면 병원을 가야 해요. 우리 주민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예요..
성급한 긴급대피명령으로 절반의 입주민이
떠나버린 익산 모현 우남아파트, 승강기까지
멈추면서 주민들의 고통은 더해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강동엽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