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정부의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빠진 데 대한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 발표에서 '호남권'이라는 표현이 슬그머니 자리를 감추고 대신 '서남권'이라는 낯선 명칭이 자리를 잡는 사이,
정부여당이 그간 강조해온 '호남 공동 발전'이라는 구호도 공허해졌다는 냉정한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아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틀 전 광주에 이어 이번엔 충남 아산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보고회.
삼성전자와 SK, 셀트리온 등 기업들이 충청권에 약 39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회장, 오늘(2)]
"삼성의 꿈이, 이곳 충청에서 뿌리내리고 자라고 결실을 보았습니다. 앞으로 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
단위조차 생소한 연이은 대규모 투자 잔치 속에 전북 소외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그간 여러 차례 전북과 광주·전남을 하나의 '호남권'으로 묶어 공동 발전을 강조해왔습니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해 8월 당내 호남발전특별위원회가 출범했고,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5월 민주당 공천자대회에서도 '호남권 메가시티'를 강조했습니다.
[윤해아 / 당시 전북도의원 후보(지난 5월) ]
우리는 '호남권 메가시티'를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들겠습니다. 광주, 전남, 전북의 경계를 넘어 강력한 경제 공동체를 실현하겠습니다.
전북지사 선거 과정에선 당시 전북과 광주·전남, 제주지사 후보가 정책 협약까지 맺었습니다.
[이원택 / 당시 전북도지사 후보(지난 5월)]
"우리 전북이 특자도로 발전하는 것도 추진해 가지만, 광주·전남 또 제주와 함께 초광역적 메가시티의 어떤 미래 지향을 가지고.."
그러나 지방선거 직후 전북이 마주한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미래 산업 전환과 이재명 정부의 과감한 지방 투자 속에 사실상 전국이 무한경쟁체제가 되면서, '호남권 발전'이란 구호가 무색해지다 못해 전북으로선 오히려 기만적인 상황이 된 겁니다.
반발을 의식한 듯 갑자기 정부 발표에선 '호남권' 이란 표현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서남권'이란 생소한 명칭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장관 2명을 비롯해 여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까지 역대 가장 화려한 진용을 갖췄다는 전북 정치권은 무기력했습니다.
공식 발표 직후 이성윤 의원 등이 반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당내 만류 속에 취소되는 등 정부 정책을 정면 비판하기도, 마냥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분위기가 읽힙니다.
[윤준병 /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 권역이 산업생태계로서 전북이 배제돼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중간 단계나 소부장 업체들을 균등 배치해가면서 아쉬운 부분들을 충족해내면.."
자리만 차지했지 손에 쥔 실익이 없다는 정치권을 향한 비판 속에, 반도체 슈퍼사이클에서 불리한 출발선에 선 전북에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아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