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앵커▶
전주시의회에 발의된 보행약자 지원 조례가 보류됐습니다.
휠체어 장애인과 노인, 임산부들을 위해 문턱을 낮춰보자는 취지였지만, 시의회 문턱이 더 높았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키 130cm, 희귀난치병으로 휠체어에 의존하는 유미 씨와 전주시 객사 일대를 둘러봤습니다.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카페에 들어가 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약 18cm,
성인 한 뼘 정도지만, 넘을 수 없는 장벽입니다.
[유미 / 지체장애인]
"여기요! (...)"
물론 음식점·카페 같은 공중이용시설의 출입구 경사로 설치를 의무화한 법은 있습니다.
다만 바닥면적 기준이 있고, 법이 강화되기 이전에 지어진 기존 건물들은 대상에서 빠져, 이 같은 문턱들은 도처에 많습니다.
[유미 / 지체장애인]
"약속을 여기(객사)에서는 잡지 않아요. 정말 꼭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잠깐 구입하고.. 오래 머물 수 없어요. 제가 여기서 약속을 잡아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이 때문에 오래되고 작은 건물이 많은 구도심 상가도 보행약자들이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고,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지원 조례안도 전주시의회에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끝내 보류됐습니다.
[조수영 기자]
"설치 의무가 없는 소규모 시설까지 편의시설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정작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입니다."
최근 끝난 임시회에서 통과하지 못한 유일한 안건입니다.
시의회는 예산 부족 등을 보류 사유로 들었습니다.
[김윤철 / 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
"이런 것까지 우리 행정에서 다 이렇게 지원해 주는 것보다는, 시민들이 해달라는 걸 다 해줘야 된다는 의견도 한 분 있었는데, 지원 기준을 좀 잘 마련해보자는 얘기입니다."
실제 얼마나 들 것 같은지 따져봤습니다.
[전주시 관계자(음성변조)]
"경사로를 설치하는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고요. 연간 2천만 원 선 정도로 해서.."
경사로 설치 의무가 없는 곳까지 지원하는 다른 지자체를 보면, 시설 한 곳당 지원액은 100만 원가량입니다.
이미 전국 30여 개 지자체가 관련 조례를 마련하는 등 도입 지역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보행약자들을 위해 문턱을 조금이라도 낮춰보자는 조례가, 유독 전주시의회의 까다롭고 이상한 잣대에 막혔습니다.
[최서연 / 전주시의원(조례 대표 발의)]
"이번 12대 의회에서는 한 번의 회기밖에 안 남은 상황이고, 그 안에 이것(조례)가 살아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보행약자들의 문제는 후순위로 밀렸고, 작은 문턱 하나는 여전히 일상을 가르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