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극단적인 기후 변화가 극심한 물가상승을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폭염기의 1℃ 온도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1년간 0.11% 포인트 가량 끌어올린다는 보고인데요,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날이 갈수록 길어지는 폭염에, 기습적인 폭우까지 반복되면서, 소비자 물가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유룡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농축산물 판매장, 물건을 선뜻 집어드는 고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채소나 과일이나 축산물 모두 가격이 껑충 뛰어 소비자들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김은희]
"작년부터 비싼 것 같아요. 저는. 정말 10만 원 가지고 오면 이거 대충 담아도 금방 10만 원."
실제 지난 7월과 8월 전북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2% 안팎 인상됐지만, 농축수산물을 비롯한 식료품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랐습니다.
복숭아와 수박, 토마토, 배추 등 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수직 상승한 여파입니다.
농축수산물은 7월에 전년 대비 평균 2.8%, 8월에는 4.7%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배추 한 통 가격이 1만 원에 육박한 때도 있어 판매장 직원도 격세지감을 토로합니다.
[이동섭 / 판매장 직원]
"5년 10년 전의 가격은 한여름에도 뭐 현재 형성되는 가격의 절반 이하 가격. 2~3천 원대 형성이 됐었고요. 현재는 한 통에 만 원에 육박하는.."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계속된 폭염과 기록적인 강우가 농축산물 가격을 좌지우지한 겁니다.
[유룡 기자]
"실제 이러한 극심한 기온의 변화나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물가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 결과 밝혀졌습니다."
한국은행이 1990년부터 올 초까지를 대상으로 기온 변화와 물가 상승의 추이를 추적한 결과,
일 최고기온 평균값과 4도 이상 차이가 나는 극한 고온기에는 기온 1도 상승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0.11% 포인트 올리는 효과를 낳았고, 그 충격이 1년간 지속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극한 강수 역시도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됐습니다.
평균 강수량과 비교해 60mm 이상 비가 더 내린 날을 대상으로 분석해 봤을 때 비 10mm가 소비자 물가를 12개월간 0.054% 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 겁니다.
특히 다른 분야보다는 농축수산물의 물가 인상을 두드러지게 야기했습니다.
[연정인 / 한국은행 기후리스크분석팀 과장]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일시적인 교란효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성을 가지면서 물가에 구조적으로 영향을 주더라.."
불행히도 온난화가 이대로 가속된다면 2051년에는 지금의 두 배로 극한 기후에 따른 물가 충격이 커질 것으로 예측돼 먹거리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MBC뉴스 유룡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