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자료사진]
◀앵커▶
이번 여름, 수박 마음껏 드시고 계신가요? 여름철 대표 과일로 사랑받는 수박이지만, 올해 유독 비싼 값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죠.
부쩍 강해진 폭염과 폭우는 과일 뿐 아니라 주요 먹거리인 채소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서민들의 삶에도 변화를 미치고 있습니다.
◀리포트▶
고창의 한 수박 농장.
맛이 좋기로 유명한 고창 수박이지만, 이미 6월부터 이어진 무더위에 올해 수박 농사는 지난달 초 끝이 나버렸습니다.
높은 기온에 취약한 수박은 이제 고지대인 전북 무주, 강원도 양구에서만 일부 생산되며, 고창에는 그나마 더위에 강한 품종인 “씨 없는 수박”만 재배 중입니다.
하우스 수박은 이미 끝물,
여름철 갈증을 달래주는 국민 과일이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5월과 6월이 제철인 ‘초여름’ 과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장마가 너무 일찍 찾아오면서 성장기 생육과 물량에 큰 영향을 줘, 한 통에 3만 원이 넘는 ‘금수박’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목서윤]
"올여름도 이상 고온과 폭우가 번갈아 닥치면서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의 값이 1년 새 20% 넘게 올랐습니다. "
[김연호 / 고창군 수박연합회장]
"물량이 조그만 모자라면 가격이 폭등을 해버려요. 자꾸 기후가 변하다 보니까 수박 농사를 한 여름에 못 지어요."
이처럼 기후 영향을 받는 농산물, 비단 수박뿐만이 아닙니다.
토마토는 전년 대비 42.6%, 복숭아는 25.1% 오르는 등, 기후 영향에 취약한 농산물은 해를 거듭할수록 오름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날로 강해지는 이상 기후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우리 밥상을 바꿔 놓고 있습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지구의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C 오를 때마다, 전 세계인의 1인당 하루 섭취 열량이 121 kcal 적어진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현재와 같은 탄소 배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2100년에는 작물 생산량이 지역에 따라 최대 40%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후변화로 전 세계 농작물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식량 안보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희원 / 기후변화센터 전임연구원]
“기후 위기가 우리 식탁, 건강, 경제까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구조적인 경고인데요. 결국 식량 가격 상승, 영양 실조 증가, 삶의 질 저하, 그리고 가계 소득 악화로 (이어진다.)”
익숙한 농산물의 가격 폭등을 일으키는 이상 기후는, 머지않아 ‘환경’과 ‘경제’ 문제를 넘어 ‘식량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