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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책 본다"고 혼난 중학생 자살..법원 "아동학대"
2024-10-05 1270
이정용기자
  jylee@jmbc.co.kr

[MBC 자료사진]

"야한 책을 본다"며 학생을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체벌해 극단적 선택을 유발한 교사가 유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오늘(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달 12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 A 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A 씨는 경북 포항에서 중학교 도덕 교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19년 3월, 자율 학습 시간 중 B 군을 신체적·정신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는 B 군에게 "야한 책을 본다"며 교실 앞에서 20분간 '엎드려 뻗쳐'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B군은 "그런 책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A 씨는 책에 담긴 일부 선정적인 삽화를 다른 학생들에게 펼쳐 보이며 "선정적이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A 씨는 동급생에게 책을 주며 야한 장면이 나오는지 체크하라고 지시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시 B 군이 본 책은 청소년들이 흔히 접하는 판타지 소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군은 체벌을 받은 후 다음 수업 시간에 이동하지 않고 교실에 남아 있다가 'A 씨 탓에 따돌림을 받게 됐다'는 내용을 도덕 교과서에 적은 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심은 교사의 행동을 정서적 학대로 판단하고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아니"라고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A 씨가 괴롭힐 의도는 아니었고, 비극적 결과까지 예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집행유예로 감형했습니다.


A씨 측은 이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형을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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