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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 넘어지고, 변기도 막히고.. 공포가 된 '가로수'?
2026-05-11 435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

◀앵커▶

대개 가로수는 삭막한 도심에 그늘과 생기를 더해주죠.


그런데 전주의 한 도심에서는 이 가로수가 주민 안전과 생계를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데, 해법 마련도 쉽지 않다고 합니다.


조수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상가와 주택이 혼재된 전주 시내 한 도심가에 키가 큰 가로수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남유정 / 전주시 서곡지구 주민]

"그냥 예쁘다? 푸릇푸릇해서 보기는 좋은 것 같아요."


메타세쿼이아를 닮은 이 나무의 이름은 '낙우송',


이 일대에만 140여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택지 조성과 함께 30년 가까이 자라면서, 독특한 특징 하나가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준모 박사/ 전북자치도 산림환경연구원]

"(낙우송 뿌리를) '기근'이라고 하는데, 공기 중으로 노출된 뿌리를 뜻해요. 30~40년 이상은 돼야 그 '공기뿌리(기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실제 현장에서는 가로수 뿌리가 솟아오르면서 보도블록이 3~5cm 가까이 들떠 있는 모습이 쉽게 관찰됩니다.


촬영 도중 한 행인이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여기 지금 쓸리신 것 같아요. 아이고..) 전에도.. 인도에 나무뿌리가 이렇게 올라와서.. 단차가 생기니까 이런 데에 그냥.. 툭 걸려서 넘어졌어요."


문제는 가로수 뿌리가 보행로 주변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조수영 기자]

"가로수에서 10미터 가까이 떨어진 이 작은 화단에도, 나무 뿌리가 듬성듬성 자라나 있습니다."


심지어 성인 팔뚝 굵기의 뿌리가 오수관 주변까지 파고들고,


관을 파손시키거나 관을 막아버리는 사례도 수년째 잇따랐지만, 대부분 주민들은 혼자만 겪는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전주시 서곡지구 상인 (카페 운영)]

"화장실 (변기 물)이 역류를 해가지고, 막 여기저기 다 튀고 난리가 났었던 거예요. 영업을 아예 못한 게 굉장히 많아요. 처음에는 손님들이 화장실 (변기)에 뭘 집어넣었나.."


[최연수/ 전주시 서곡지구 주민]

"많은 분들이 저처럼 사비를 들여서 (오수관) 공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게 개인 문제가 아니라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결국 주민 90명이 집단 민원을 제기하면서 전주시는 뒤늦게 심각성을 알게 됐고, 올해 가로수 교체 예산으로 2억여 원을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공사 난도가 높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은 미뤄지고 있습니다.


[조성현 주무관/ 전주시 녹지정책팀]

"상하수도랑 가스관이 있기 때문에, 일부 도로가 그 과정에서 파손돼서 복구를 해야 되는 부분들도 있고.."


여기에 민선 8기 내내 이어진 벌목 논란에 따른 부정 여론도 부담이라는 설명인데,


전주시 스스로 '자충수'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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