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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 흔들린 '저비용 올림픽'.. 결론은 '타당하다'?
2026-03-19 133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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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북도의 2036 하계올림픽 유치 계획, 핵심은 ‘저비용’입니다.


하지만 실제 타당한 계획인지를 따진 외부 전문기관 보고서에는, ‘저비용’ 이라는 전제가 곳곳에서 흔들린 것으로 나타나는데요,


그런데 보고서의 최종 결론은 또 달랐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장 신설 제로(0), '저비용 올림픽'을 꿈꾸며 유치 도전장을 냈던 전북도,


[김관영 / 전북도지사(재작년 11월)]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권고안에 따라 기존 시설 재활용과 임시 시설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저비용·고효율 올림픽을 실현하겠습니다."


그런데 실제 올림픽 유치를 가정하고 작성한 예산 견적을 살펴보면, 다소 괴리가 느껴집니다.


우선 메인 스타디움으로 점찍은 전주월드컵경기장,


1,800억 원 넘게 투입해 시설 절반 가까이를 뜯어고쳐야 규격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지어진 지 30년 넘은 경우가 많은 주변의 다른 경기장들 역시 마찬가지.


하키경기장으로 예정된 김제시민운동장은 거의 90%를 뜯어고치는 수준으로 558억 원,


전주 화산체육관과 빙상경기장 역시 각각 745억과 536억 원을 '리모델링 예산'으로 산출했습니다.


모두 기존 시설을 활용한단 계획이지만, 올림픽 유치 계획을 검증하기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를 수행한 외부 전문기관,


한국스포츠과학원의 최종 보고서에는 ‘새로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반복돼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숨은 비용'이 있을 거란 지적도 이어집니다.


새만금호에서 치르겠다는 10km 마라톤 수영의 경우, 수질 개선은 물론, 편의시설 확충 예산이빠져 있다는 분석,


새만금 내 다른 경기장 역시 주차장 같은 기반시설 비용이 반영되지 않아, 사업비가 불어날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지방 연대를 표방한 분산 개최 전략도 오히려 '비용 증가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전북은 물론 서울과 대구, 광주·전남 등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51개 경기장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교통망 확충 비용이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유희숙 / 전북자치도 올림픽유치추진단장]

"도로, 철도 이런 것(간접비용)까지 넣으니까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비용이 너무 과다하게 책정되고, 올림픽 예산에 넣는 것은 적합하지가 않다(고 판단했다.)"


2000년대 이후 개최된 올림픽 평균 비용은 약 16조 원,


그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저비용 올림픽’이 과연 가능한지를 두고,


연구기관은 ‘불확실성’을, 전북도는 ‘실현 가능성’을 주장하면서,


양측 사이에서는 무려 50건의 보고서 문구 수정 요청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결국 사업비가 다소 조정되긴 했지만,


[김상훈/ 한국스포츠과학원 책임연구원(지난 11일)]

"타당성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5조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중략) 최종적으로 개최 비용이 6조 9천억 원이 나왔습니다."


스포츠과학원은 그 액수도 적게 추정됐을 수 있다며, 최소 10조 원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보고서 한 켠에 남겨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은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과소 추정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지적해놓고도, 결국 원래 금액인 6조 9천억 원만을 기준으로 경제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타당하다는 평가를 내린 스포츠과학원,


저비용 올림픽이란 전제가 무너질 수 있음에도, 결론은 모순되게 내린 셈입니다.


여기에 경제적 타당성을 숫자로 나타내는 '비용 대비 편익(B/C)' 값 산정에 치명적인 오류가 드러나면서,


정부 심의 과정의 기초 자료인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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