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MBC 자료]
□ 음식점 노리던 노쇼 사기.. 이제 소규모 회사 공략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약속한 뒤 대리 구매를 요구해 돈을 가로채는 사기 수법, 일명 노쇼 사기 피해가 이제는 자영업자를 넘어 소상공인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완주군에 위치한 한 조경업체 대표는 제설제를 대리 구매해달라는 사칭범의 요구에 응해 2,700만 원을 송금했다가 사기인 것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모 대학 과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조경 공사를 하겠다며 피해자에게 연락한 뒤, "눈과 빙판길 대비를 위해 제설제 90통을 결제한 뒤 거래처에서 받아주면 공사비까지 한꺼번에 주겠다"는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피해 업체 대표는 공사 예정지에서 통화했을 때 상대방이 "연못 근처로 가면 회양목이 있을 것이고, 그곳 인근에 갈대 가림막을 설치할 것"이라며 장소와 공사 방식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사실로 오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특히, 용의자가 문자로 보낸 명함의 이름이 실제 해당 부서 근무자와 같아서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피해 업체 대표는 즉시 은행에 거래 정지를 요청했고, 경찰에도 협조를 요청했지만, 며칠 동안 피해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초기 대응이 늦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피해자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며칠 뒤에는 완주군청에서 공사를 위해 전화를 했다는 비슷한 사기 전화가 걸려와 업주는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 "우리 기관하고 계약하신 적 있죠?".. 공개된 계약 정보로 피해자 기망
이런 피해는 소규모 건설업체나 조경 업체로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도내 군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8일, 공사 현장에 소방용 소화포와 보관함을 구매해 설치해 줄 업체를 찾는다는 군청 직원에게서 전화를 받은 뒤 구매비로 2,100만 원을 송금했지만 이 역시 사기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부서 직원을 알고 있던 피해자는 전화를 건 사람의 이름이 낯설다며 해명을 요구했는데, 상대는 새로 임용된 직원이라고 둘러댔고, 최근군청 공사를 발주받은 적이 있지 않냐며 상세하게 설명해 거짓말로 보기 어려웠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공공기관은 투명한 행정 운영과 국민 알 권리를 위해 계약 정보를 공개하고 있는데, 범죄 조직은 이 정보를 활용해 사기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남원과 부안 등지에서도 수천만 원에서 억대에 달하는 사기 피해가 접수돼 업계에서도 회원사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리 구매 사기, 이른바 노쇼형 사기는 모두 481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관공서를 사칭하는 경우가 34%로 가장 많았고, 교정기관이 18%, 군부대가 10% 등이었으며, 방송사나 영화사, 정당을 사칭한 경우도 여러 건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관내 상점가를 위주로 노쇼 사기의 주요 수법을 안내하면서 주문을 받거나 계약을 할 때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할 것과, 예약금을 걸게 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예방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