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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여드는 '지역 서점'.. 지원은 '제자리'
2025-11-11 194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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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적으로 서점이 줄고 있다지만, 전주시의 서점 수는 작고 개성있는 독립 책방들이 새로 생기면서 오히려 그 수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책의 도시'를 표방해왔던 전주시의 지원이 큰 힘이 됐는데 점점 이런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주 구도심의 오래된 골목, 한복점이었던 건물에 지난봄 작은 책방 하나가 들어섰습니다.


요리와 술 등 매번 다른 주제의 책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방에는 저자 강연과 독서 모임을 계기로 벌써 많은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과거 다른 지역의 다양한 책방을 즐겨 찾았다는 책방 지기는 책방을 열 곳으로 대도시가 아닌 전주시를 주저하지 않고 선택했습니다.


[서지석 / '일요일의 침대' 책방 지기]

"각각 고유의 색깔을 띠고 있는 책방들이 모여있다 보니까, 그런 걸 위해서 여행 오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도서 금액의 20%를 할인해 주는, 시 자체적으로 책방에 지원해 주는 제도도 있었고.."


지난 2023년 말 기준 전국 서점 수는 2,484곳으로 2년 전에 비해 44곳이 감소하는 등 꾸준히 하향세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전주시는 반대로 2021년 76에서 올해 95곳으로 25%가량 늘었습니다.


특히 작고 개성 있는 독립 서점이 10곳에서 19곳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영향입니다.


전주 시민에게 도서 정가의 20%를 할인해 주는 '책쿵20'과 같은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독립 서점은 이를 주민들과 연결하는 계기로 삼아 많으면 한 달에 절반 이상은 문화 행사를 여는 거점으로 변모했고,


책을 읽고 서점을 찾는다는 것을 드러내는 이른바 '텍스트 힙' 열풍을 타고 다른 지역 사람들도 일부러 찾는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문주현 / 책방 토닥토닥]

"지역의 손님들과 같이 독서 모임이라든지, 작가 초청 강연이라든지, 이런 걸 더 자신 있게 기획하고 소통하면서 할 수 있는 활로가 확보가 됐다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지원 정책은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책쿵20' 사업은 연말을 2달 가까이 남겨 놓고 벌써 예산이 소진돼 더 이상 지원을 못 하게 됐는데,


이 같은 예산 조기 소진은 2022년과 지난해에 이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서점도, 이용자도 크게 늘고 있지만 올해 예산은 오히려 삭감됐고, 전주시는 내년에도 올해 수준인 4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전주시 측은 노력하고는 있지만 빠듯한 전주시 재정 상황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며,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서점의 생존을 넘어 독서 문화와 공동체 활성화, 그리고 지역 정체성 정립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만큼 지원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그래픽: 김하늘 

영상제공: '일요일의 침대', '책방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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