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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 떨어졌는데 붙었다".. 전주시설관리공단의 '이상한 채용'
2025-10-14 269
이주연기자
  2weeks@jmbc.co.kr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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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이 정규직 공개채용 과정에서 필기시험에 불합격한 지원자를 최종 합격자로 뽑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공단 측은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필기 전형에서 떨어진 사람에게 면접 기회를 주고 최종 합격까지 시킨 행태에 대한 군색한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5월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정규직 채용 마지막 관문인 면접시험을 통과한 A 씨.


하지만 최종 합격자로 발표된 A 씨의 수험번호가, 어쩐 일인지 면접시험 대상자 발표 명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알고 보니 A 씨는 65명이 치른 필기시험에서 최종 선발 인원 3배수 안에 들지 못해 이미 탈락한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필기에서 떨어진 사람이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할 수 있었을까.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규정상 최종 면접에는 3배수 인원만을 올려야 합니다.


당시 1명을 뽑는 해당 부문 필기 전형 결과 1순위와 2순위가 각각 1명인 반면, 3순위는 공동 3명이었기 때문에 3배수를 훨씬 넘는 5명이 면접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공단 측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이 응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필기 전형에서 4순위로 밀려나 불합격 처리된 A 씨까지 면접 대상자로 올렸습니다.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저희는 단순 실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논의가 좀 잘 활발하게 됐으면 좀 쉽게 저희도 파악이 됐을 거라고 판단은 되는데.."


이 사실은 탈락자 한 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뒤에야 드러났고, 공단이 감사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채용담당자의 단순 실수'로 결론났습니다.


외부 압력이나 청탁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불합격자가 합격했고, 정당하게 필기시험을 통과한 누군가는 납득할 수 없는 업무 처리로 취업 기회를 잃은 상황치고는 어처구니없는 결론이었습니다.


400명이 넘는 인원을 거느린 공공기관의 인사 시스템 신뢰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공단은 지난해 전주시 감사에서도 채용 서류 관리 부실, 심사 누락 등 10건 넘는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한승우 / 전주시의원]

"시설관리공단은 전주시의 공기업이자 공공기관이잖아요, 누가 봐도 이해하거나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고요."


사건 이후 공단에서는 채용 담당자와 팀장만 타부서로 자리를 옮겼을 뿐, 상급자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습니다.


공단 측은 해당 사안을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한편, 오는 2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자 징계와 피해자 구제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서정희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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