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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죽어가는 축사 동물들..대부분 환풍기에 의존
2025-07-13 395
목서윤기자
  moksylena@gmail.com

[전주 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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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또다시 불볕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고있죠. 


무더위를 견디기 힘든 건, 아무 냉방 장치 없이 축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도 마찬가지인데요,


벌써부터 농장 동물 피해가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전북 지역의 가축 피해 규모는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훨씬 일찍 시작된데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축사 온도를 낮추는 대책이 시급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농가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리포트▶

익산의 한 돼지 농장.


몸을 축 늘어뜨린 돼지들이 숨을 헐떡입니다.


활동량이 많은 새끼 돼지들은 물이 있는 물통 주위를 옹기종기 둘러싸고 있습니다.


연일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위에 스프링클러, 쿨링패드 등 여러 냉방 설비를 가동해 보지만 더위를 견디기엔 역부족입니다. 


[목서윤]

“이 분만실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에어컨이 가동 중인데요, 여전히 30도가 넘는 실내 온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북도가 폭염 가축 피해를 막기 위해 164억 원을 편성했다지만, 축사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냉방 장비 지원금은 고작 16억원, 전체 예산의 10%에도 못 미칩니다. 


게다가 수혜 농가를 늘린다며 자부담 비율이 40~50%로 높은 탓에 농가들 불만도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김달호 / 익산한돈협회 지부장]

“소규모로 시작한 농가들이 정부 지원 사업이라든가 그런 걸 받기가 힘들어 가지고.. 어려운 농가들이 많습니다. 농가들이 직접 하려면 자부담으로 다 해야 하는데..” 


실제로 축사 한 동 당 쿨링 패드 설치비만 천만 원대, 에어컨은 수천만 원까지 들다 보니 농장 동물의 여름 나기에 필수가 된 냉방시설 설치는 농가에 큰 부담입니다. 


[순창 산란계 농가] 

“계사 온도가 36도 이러는데 저는 계속 팬(환풍기)을 돌려주는 거죠. 돈이 많지 않잖아요..”


[익산 산란계 농가]

“쿨링패드 없이는 이제 닭 못 키워요. 그랬다간 닭들 다 죽죠.”


현재 가축 폭염 대책 지원금의 80%는 ‘보험비 지원’에 집중돼 있습니다. 


[김홍춘 / 전북도청 축산진흥팀장]

“보험을 권장하기 위해서 지원을 하면, 가입률이 높고 나중에 피해가 있을 때 농가가 재정 보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이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보험 부담금 지원’ 대신, 동물을 위한 근본적인 폭염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형주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소장]

“대비를 하지 않으면 사실 이런 집단 폐사 지속적으로 발생할 거고, 피해 규모도 더 커질 거라 축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설비라든지 그런 데 투자가 돼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하루에만 16만여 마리의 농장 동물이 더위를 이기지 못해 쓰러지는 상황. 


일찍 시작된 폭염에, 올해 가축 폐사는 역대급 피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구 새로 봄, 전주MBC 목서윤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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