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전주MBC
◀앵커▶
유학생 유치 실적을 채우려다 내국인 학생을 홀대했던 전북대학교가 내놓은 대책을 두고, 학생들 사이에서 '닭장 기숙사'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글로컬 대학30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예측 가능한 문제였음에도, 주무 부처인 교육부는 대학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제곱미터 남짓한 방이 침대와 책상, 옷장으로 꽉 차 있습니다.
애초 2인실로 설계된 곳인데, 이제는 4명이 함께 살아야 합니다.
외국인 유학생이 살게 될 기숙사는 대동관과 훈산건지하우스, 그리고 참빛관 일부로 결정됐습니다.
한국의 선진 교육 환경을 기대했던 유학생들에겐 황당함을 넘어 사기극에 가깝습니다.
[미링 / 베트남]
"4명 살기에는 불편해요. 화장실 갈 때 아니면 샤워할 때 4명 같은 시간에 사용하면 좀 불편해요."
[헨리 / 영국]
"아침에 일어나면 많은 사람 화장실 사용해야 해요. (그리고) 네 명 있으면 너무 좁아요. 방에 두 명만 살아(야 해요.)"
내국인 학생들도 잔인한 외통수에 걸렸습니다.
대학은 참빛관 일부를 재학생에게 배정하며 '선택의 기회'를 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한국 학생들도 3명이 한 방을 써야 하는 조건입니다.
이미 유학생 2,300명 우선 배정이 확정된 터라, 2인용 기숙사에서 탈락하면 이런 '닭장 기숙사'라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북대 재학생(음성변조)]
"(기숙사 탈락하면) 한 학기 쉬면서 다른 공부도 할 계획이에요. 딱히 방을 구할 상황이 안 돼서.."
당장 개강까지 한 달여 앞둔 시점.
2인실에서 3,4인실로 바꾸면 각 방에 책상을 놓기도 힘들고, 씻고 세탁하는 문제도 매우 복잡해집니다.
한마디로 삶의 질이 한순간에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컬 대학 사업을 맡고 있는 교육부는 상황을 알고 있지만, 선을 긋습니다.
[교육부 관계자(음성변조)]
"세부적인 기숙사 수용 문제라든지 그런 부분까지는 저희가 검토를 하진 않았었고요. 조금 디테일한 부분인 거잖아요. 대학 자체적으로 해결을.."
정부와 대학이 1,000억 원짜리 실적 쌓기에 매몰된 사이, 학생들의 기본권은 사소한 '디테일'로 치부되는 게 글로컬 대학의 민낯이 되고 말았습니다.
MBC뉴스 이주연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