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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동행? 서진정책?.. 스스로 고립된 '국민의힘'
2025-04-08 2085
조수영기자
  jaws0@naver.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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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탄핵정국에서 드러난 여러 현상을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는 연속보도 2번째 순서,


오늘은 그간 '호남 동행'과 '서진 정책'을 앞세웠던 국민의힘의 행보를 짚어보겠습니다.


전북도당은 도당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지난 넉 달 동안 지역 목소리를 외면해 오다시피 했는데, 이제 대선 국면을 맞아 과연 어떤 해명으로 표를 호소하게 될까요?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연말 대통령 탄핵 정국,


전북에선 '진주 목걸이를 한 정치인'의 이 모습이 자주 회자됐습니다.


불법계엄을 저지른 대통령이 탄핵 기로에 섰을 때, 그 이름은 불러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 지난해 12월 7일]

"조배숙 의원! 어서 돌아와서 표결에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한때 '호남의 딸'을 자처했던, 국민의힘 전북자치도당의 총책임자인 조배숙 의원이 탄핵 심판을 앞두고 등장한 곳은 일명 '국가비상기도회'였습니다.


"(조배숙! 조배숙!) 할렐루야."


[조배숙 의원/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지난달 29일)]

"탄핵 각하, 기각시켜주셔서 윤석열 대통령이 다시 귀환하여서 우리 대한민국이 정상적인 국가질서를 회복하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아멘) 아멘."


반면 그가 이끌던 전북도당은 마치 계란을 쌓아올린 자리처럼 더 위태롭게 변해갔습니다.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일상을 되돌려달라는 외침에도, 그들은 문을 걸어잠갔고 급기야 신변을 보호해달라며 공권력의 도움을 청했습니다.


물론 호남의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싸늘하기만 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보수정당 대통령 후보로서 호남 지역에서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곳도,


정권 심판론이 득세한 작년 총선에서 당시 여당 의원에게 20%가 넘는 지지를 보낸 곳도,


오직 전북뿐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북도당에선 탄핵 정국이 끝난 지 나흘 만에 외로운 자성의 목소리가 가까스로 나왔습니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의 당내 제명과 조배숙 의원의 도당위원장 사퇴, 그 너머의 반성을 촉구했습니다.


[이수진 / 전북자치도의원(국민의힘 소속)]

"국민의힘 잘못으로 치러지는 대통령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자격이 있을까요? 도민 앞에 용서를 받는 것이 먼저입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를 향해 날을 바짝 세운 발언은 곧장 소수의견으로 파묻히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젠 대선 준비 때문에 대응할 가치도, 여력도 없다는 게 전북도당에서 나온 공식 입장입니다.


다만 호남 민심을 성나게 한 발언과 활동을 언제,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조배숙 의원/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

"좀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너무나 대선 국면으로 또 갑자기 접어들어서 그때 같이 입장을 같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공약을 제시해서 호남인들의 사랑을 받도록.."


국민의힘 전북도당은 넉 달여의 탄핵 정국이 파면 선고로 끝나자 '통합과 소통의 노력으로 쇄신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분명한 점은 그들은 지역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길을 걸었고, 그 파장의 폭은 두 달도 남지 않은 대선 결과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거란 사실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종민

화면출처: 세이브코리아 유튜브

그래픽: 문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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