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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방조제' 튼다".. 충남 천수만도 '역간척'
2024-04-17 1524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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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조선을 침몰시킨 '정주영 공법'으로 유명한 충남 서산의 부남호가 결국 40여 년 만에 방조제를 트기로 했습니다. 


방조제에 가로막혀 고인 물이 6급수로 썩어가다 보니 대규모 역간척이 추진되는 건데요, 


국내 최대 간척지로 3년째 해수유통이 시범 추진되는 새만금의 앞날을 점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주목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맑은 바닷물과 탁한 호숫 물이 선명히 드러납니다. 


지난 1982년 거센 물살을 이겨내기 위해 유조선을 가라앉혀 방조제를 완성한 고 정주영 회장의 공법으로 유명해진 충남 서산의 부남호입니다. 


농경지 확보를 위해 천수만 입구를 방조제로 막고 간척 사업을 추진했는데 40여 년이 지난 지금 수질이 6등급까지 떨어져 농업용수는커녕 공업용으로도 쓸 수 없는 지경입니다. 

 

결국 충청남도는 방조제 하부를 뚫거나 수문을 크게 만들어 바닷물을 통하게 하는 '역간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윤종주 / 충남연구원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장]

"해수를 유통하게 되면 부남호 저층에 있는 오염된 퇴적물들이 서서히 씻겨나가면서 이런 근본적인 수질이 개선되게 되는 그런 과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이처럼 천수만을 담수호로 만들려던 계획은 무위에 그쳤는데,  


담수호를 만들어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댄다던 새만금과 비슷한 모델이기도 한 부남호의 현실은 담수화가 쉽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실제 새만금호도 수질 관리에 실패하면서 지난 2020년 말부터 배수갑문을 열어 바닷물을 통하게 하는 횟수를 하루 1회에서 2회로 늘렸습니다.


방조제 안쪽 계화도 인근 새만금 호수 내측의 모습은 수질 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어업철을 앞두고 있지만, 물 색깔은 마치 간장을 풀어놓은 듯 짙은 갈색인데다 황토색의 포말까지 올라옵니다.


어민들은 해수유통 정책이 수시로 바뀌면서 체감되는 수질 변화가 크다고 말합니다.


[김태정 / 계화도 어민]

"잼버리 기간 때는 해수유통을 자주 해서 물이 맑았습니다. (올 2월부터) 수질 시험한다 그래서 해수유통 방식을 바꿨는데 그러고 나니까 바닷물이 너무 심각하게 오염이 되고...."


새만금에서는 현재 2만 5천 명을 수용한다는 스마트 수변도시가 추진되고 있어 지금의 수질로 과연 정주여건이 마련될 것인지 의문이 큽니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3년 동안의 해수유통의 효과를 분석 중에 있다며, 유통 확대에 유보적인 입장,


반면 환경단체는 충남의 사례에서 보듯 농지 확보가 목적인 과거의 패러다임은 이미 지나간지 오래라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오창환 교수 / 새만금도민회의 공동대표]

"수질이 부남호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나빠졌잖아요. 수질이 망가지면 관광은 말할 것도 없고, 개발하고자 하는 것들을 유지할 수가 없죠."


방조제 안쪽 수위 변화는 간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환경단체도 아직 상시 개방이냐, 조력발전소 건립이냐, 해법이 갈리는 것이 현실, 


새만금 해수유통의 범위와 바닷물을 들이는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지역에서도 불붙을 전망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진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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