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mbc 자료사진]
◀앵커▶
지난 탄핵정국에서 드러난 여러 현상을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보는 연속보도 세 번째 순서,
오늘(10일)은 그간 사회 혼란을 부추긴 극단주의적인 목소리를, 대학 캠퍼스에서 목격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일명 'MZ세대'로 규정되는 요즘 청년들이, 과거 박근혜 탄핵 정국 이후 대선 때처럼 적극 투표층으로 부상할지 관심입니다.
조수영 기자가 진단해 봤습니다.
◀리포트▶
권력 정점에 있던 지도자가 일으킨 불법계엄은 우리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역사적인 파면 선고는, 그 충격의 정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선언이기도 했습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지난 4일)]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혼란은 지역과 세대를 가리지 않았습니다.
전북대학교를 비롯한 대학 캠퍼스들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탄핵반대 시국선언 (지난달 3일, 전북대학교 앞]
"'사기 탄핵'임을 자백한 것 아닙니까?(맞습니다. 탄핵무효! 탄핵무효!)"
전북에선 비록 하루로 끝났지만, 불법 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극우 유튜버들의 목소리를 현장에 그대로 옮긴 '그날의 외침'은, 많은 학생들에게 두고두고 기억될 '사건'이 됐습니다.
[전북대 재학생]
"전북대에서 그렇게 한다는 게 남들이 보기에 뭔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뭔가 이 시국에 안 맞다는 생각도 했고.. 대학생들이, 제일 뭔가 깨어있어야 할 대학생들이 좀.."
턱밑까지 극단주의의 침범을 당한 '지성의 요람',
멀게만 느껴진 정치는, 이제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박해진 / 전북대 재학]
"이번에는 진짜 신중히 고르고 투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 사람의 영향력이 이렇게 크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으니까.."
[최예진/ 전북대 재학]
"지도자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투표는 꼭 참여해야죠."
하지만 경험적으로 우리 정치는, 20대와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른바 MZ세대의 목소리와 요구를 담아줄 그릇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지난 2016년 촛불민심으로 이룩한 탄핵 이후 펼쳐진 조기대선,
2030세대 투표율이 과거와 달리 70%를 훌쩍 넘기면서 목소리를 제대로 내나 싶었지만,
이듬해 지방선거와 이후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파면된 전직 대통령이 당선된 2022년 대선까지,단 한 번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물론 젋은세대가 그저 정치 문제에 무관심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쉽게 단정할 순 없습니다.
여야를 떠나, 실망스러운 현실 정치가 무관심을 조장하더라는 반론도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전북대 재학생]
"지금 누가 잘났다고 싸우는 것보다는 솔직히 요즘 (물가와 환율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 그만들 싸우시고 일반 서민들 생각 좀 해주시라.."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고, 합리성과 실용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MZ세대는, 청년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고 저성장 터널에 진입한 한국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도 해석됩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이번 조기 대선을 시작으로 어떻게 표출될지, 또 정치권은 어떻게 응답하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영상취재: 강미이
그래픽: 문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