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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업무도 아닌데"..야간 작업 벌이다 '참변'
2024-05-07 371
허현호기자
  heohyeonho@gmail.com

[전주MBC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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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주 리싸이클링타운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폭발 사고의 원인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고의 원인인 배관 교체 작업이 다음날 협력업체가 진행하기로 했던 작업으로 확인돼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부 노동자가 동떨어진 업무를 맡아왔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과가 끝난 뒤 야간 작업을 벌여야 했던 배경에도 수사기관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허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발 사고 당시 피해 노동자들이 하고 있던 배관 교체 작업은 애초에 이들에게 주어진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사고 당일인 2일과 그다음 날인 3일 이틀 동안 협력업체가 맡아 진행하기로 했던 작업,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일과 시간이 끝난 야간에 리싸이클링타운 소속 노동자 5명이 문제의 배관 교체를 진행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중 가장 나이가 어린 20대 노동자는 현장과는 동떨어진 업무를 맡아 온 실험실 직원인데다,


또 다른 40대 노동자는 소각팀장으로 확인돼 업무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직원들이 일부 투입된 점도 의구심이 드는 지점입니다.


[이태성 전주 리싸이클링타운노조 분회장]

"그런 업무를 그 늦은 시간에, 1명도 아니고 5명이, 또 보고도 없이... 어떤 회사가, 그렇게 하는 데는 저는 듣도 보도 못 했다고는 생각이 듭니다."


운영사 측은 사고 발생 다음날 기자회견에서부터 "사 측에 보고 없이, 팀장급 직원들의 자체 판단하에 진행된 작업"이라고 선제적인 해명에 나선 바 있습니다.


[김학수 부사장 / 성우건설]

"(사고 다음날인) 오늘 운영을 잘하기 위해서, 본인들이 애사심이라든지, 자기의 어떤 사명감 때문에 작업을 한 것으로 저희는 지금 알고 있습니다."


과연 자체 판단으로 이뤄진 작업이었는지, 사 측의 업무 지시나 노동자들의 보고는 없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 측이 사고를 예견 가능했는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주요 근거로, 노동당국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요. 서류 같은 것 확인했습니다."


가스로 인한 폭발이 발생할 위험이 높았음에도, 작업 직전 메탄가스 측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도 노동 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인화성 가스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하 작업에서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가스 농도를 측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김인태 전주부시장]

"제가 안전부서에 근무를 해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작업을 할 때도 반드시 해야 되거든요? 직전에도 했어야 되는 거죠? 작업 중에도 해야죠."


어떤 가스가, 왜 지하층에 쌓였는지, 또 발화 원인은 무엇인지 등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가 집중될 전망입니다.


소화조에서 생산한 메탄가스는 저장조로 옮겨지고, 남은 찌꺼기, 슬러지만 배관을 타고 폭발 장소인 지하층의 저류조로 옮겨지는 구조,


일단 당시 작업을 위해 소화조와 지하층의 연결은 분리돼 있어 메탄가스가 유입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노동당국은 저류조에 저장된 슬러지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해 축적됐을 가능성과 함께,


또 다른 제3의 요인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합동 감식을 통해 포집된 기체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원의 분석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2, 3주가량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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