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파트 관리비
횡령 의혹이 불거진 익산의 한 아파트
경리직원 이야기입니다.
직원의 근무기록을 조작해
퇴직금을 부풀리고, 세금계산서
한 장으로 관리비를 이중으로
뜯어내는 등 대담했던 수법을
하나하나 열거하기도 힘든데요.
황당하게도 이 아파트,
전문가들이 회계감사를 벌였지만
수년째 별 문제를 짚어내지 못한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조수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VCR▶
20년이 넘은 익산의 이 아파트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경리직원 A 씨,
지난해 말, 주민들이 10년 전 장부까지
탈탈 털어 비위를 밝혀내기까지 그 누구도
잘잘못을 가려내지도, 따지지도 못했습니다.
CG+ ST-UP] 이 아파트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분류돼, 이처럼 외부에서 실시한
회계감사 결과를 매년 받아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회계법인의 의견은 그저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뿐,
실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CG/
재작년 A 씨가 변압기오일을
교체하는 데 '장기수선충당금'에서
썼다고 기재한 액수는 330여만 원,
이번엔 똑같은 목적으로 백원 단위까지
일치하는 돈을 빼서 썼다는 출금 기록인데,
'선급비용'이란 지출항목이 눈에 띕니다./
항목별로 지출근거와 지출액을 정리하는
회계장부에 이중지출이 들통 날까 항목을
다르게 표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항목을 바꿔가며 이중으로 돈을 쓴 내역은
여러 해에 걸쳐 더 있었고, A 씨도 주민들에게
잘못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전에 주민자치회 감사는
물론이고, 전문 회계사도 대담하게 저지른
회계부정을 짚어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INT▶ 박홍수 / 아파트주민대표회 감사
(작년부터 임기)
"감사를 앞으로 하려면 더 세부적인 자료까지
다 확인해가지고.. 외부감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 아파트 난방비에 비리가 있다는
한 여배우의 폭로는 관리비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로 이어졌지만
불신을 완전히 씻어내려면 갈 길은 멀어보입니다.
◀INT▶ 양승일 변호사 (피해자 측)
"관리사무소가 제공해준 자료를 가지고
피상적으로 문제가 없겠거니 생각하고
집행내역만 확인하고 잔고 증명서 확인하고
이렇게 이뤄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한편 경찰은 주민자치회 관계자들을
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첫 조사에 나서면서
경리직원 A씨 사건 수사에
점차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조수영입니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