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터로 가면서 생각하는것은 오늘은 과연 몇명의 아이들에게 뽀뽀를 받을까하는 것입니다.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부터 몸무게 70kg이 넘는 장정들까지 하루를 지내면서 서로 부대끼며 일하고있지요.
지금 있는 직장은 근무한지 일년이 안됐지만, 저를 믿고 따라주는 보호자들이 많고 아이들도 티비에서 보는 그런 버릇없는 아이들도 거의 없어서 그런지 전에 일하던 직장보다 더 맑고 깨끗한 사람들 사이에서 그동안 갈라져있던 내 맘도 따뜻함으로 채워져 날마다 일하는것이 즐거워졌습니다.
유난히 병치레가 잦았던 쌍둥이들, 진료가 끝나면 꼭 뽀뽀를 해야만 의자에서 내려가던 아이들, 진찰실을 놀이터로 아는지 뛰어들어오는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면 어디가 아픈지 먼저 생각한다는 아이들, 그래서 아이에게 너무 잘 해주지말라고 보호자한테 꾸중아닌 꾸중도 들었었는데..
비가 오면 비가 새고 여름이면 온갖 종류의 벌레로 집에 들어갈때 심호흡을 해야만하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고싶어도 한참을 나가야 가게가 있고, 술 한잔 하고싶어도 먹을 친구가 없어 빨리 이곳을 떠나야지하고 생각하며 살다가 막상 떠날 날이 며칠 안남으니,,귀여운 아이들과 정들었던 엄마 아빠들 생각이 나서 아쉬움에 글을 올려봅니다.
너무 친해져서 진찰할때도 장난만 치는 아이에게 병원의 무서움을 알려주겠다며 뽀뽀를 하고, 책상에 놓여진 청진기나 이경을 만지는 아이에겐 만지는데 오백원이라고하며 오백원없으면 뽀뽀해야한다고 협박해서 뽀뽀를 하고, 청진하면서 아이에게 심심하냐고 물어보아 심심하다고하면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한번 할까?"하고 꼬셔서 뽀뽀하고,, 이것이 하루를 보내는 낙이었었는데..
저를 믿고 따라주신 이곳의 사람들과 저를 무서워하지않고 병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해준 이곳의 아이들에게 이 방송을 통해 감사하다고 전하고싶습니다.물론 안좋아했을 많은 분들도 계셨겠지만, 제 뇌세포는 좋은건만 기억을 하는군요.
비록 일년만에 이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지만,유난히 순수하고 미남미녀가 많았던 이곳의 살아있는 천사들을 절대 잊지못할거같습니다.
이곳에서 되살아났던 나의 맑아진 맘으로 한평생을 그렇게 살리라 다짐을 해보며,,환자가 없는 틈틈이 몇자적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 시골 소아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