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6(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은 6·3 지방선거 관련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전북 선거를 짧게 짚어보면, 전북도지사 선거가 유례없이 접전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관심이 많았습니다. 결과는 민주당의 수성이었고요. 

그런데 선거 결과와 별개로,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당히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서울시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거나, 일부는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는 문제입니다. 

오늘은 이 사태를 두고 선관위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선관위가 뒤늦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밤늦게까지 투표하게 했다고 하던데요. 

그 조치 자체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겁니까?

그 부분은 법적 근거가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은 투표 마감 시각에 투표소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거인에게 번호표를 주고, 그 사람들이 투표를 마칠 때까지 투표소를 닫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장에 남아 있던 유권자들에게 번호표를 주고 밤늦게까지 투표하게 한 조치 자체는 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그 전입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간 분들, 또는 오래 기다릴 수 없어 투표를 포기한 분들의 참정권은 어떻게 되느냐는 겁니다.

 

그분들은 나중에라도 따로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현행 선거법상 투표일이 지난 뒤 특정 유권자에게만 별도로 투표 기회를 주는 제도는 없습니다. 

결국 문제 제기는 선거소청이나 선거소송, 또는 국가배상 청구의 형태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투표하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선거 전체가 무효가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김차동 : 선관위 책임은 법적으로 어떻게 따져볼 수 있습니까?

송경한 : 크게 행정적 책임, 형사적 책임, 국가배상 책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우선 행정적 책임은 상당히 무겁게 봐야 합니다. 투표용지 수량 산정은 선거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입니다. 그런데 실제 투표소에서 용지가 부족했다면, 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선거관리기관으로서 기본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이고, 엄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형사처벌이나 국가배상까지 가능할까요?

형사처벌은 문턱이 높습니다. 직무유기죄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단순히 일을 못했거나 실수했다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담당자가 해야 할 직무를 알면서도 의식적으로 버렸다는 고의가 필요합니다. 투표율 예측 실패나 용지 배정 착오가 곧바로 직무유기죄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국가배상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투표소에 갔는데 용지가 없어 투표하지 못했다면 헌법상 기본권인 참정권 침해가 문제 됩니다. 

과거에 장애인들이 투표소 접근 문제로 참정권을 침해받은 사례에서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된 적이 있는데요. 이번 사안도 비슷한 방향으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실제로 1표 차 승부도 있었다고 하던데요.

맞습니다. 충남 논산시 도의원 선거가 재검표 끝에 1표 차로 당락이 갈렸습니다. 

선거에서 한 표가 실제 결과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그래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도 "몇 명이 못 했다고 달라지겠느냐"는 식으로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별개로, 재검표를 해도 두 후보 득표가 완전히 같으면 어떻게 됩니까?

송경한 : 그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상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합니다. 최고득표자가 2명 이상이면 나이가 많은 사람을 당선인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첨을 하거나 다시 투표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규정에 대해서는 비판도 있지만, 현재 법은 그렇게 되어 있고요. 아직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