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주 화요일은 이달에 읽으면 좋을 책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 번째 책은?
문형배 재판관의 첫 에세이 『호의에 대하여』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출간 열흘 만에 5만부가 판매된 이 책에는 거창한 이념보다 작은 ‘호의’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에세이 120편이 들어 있다.
1998년부터 올해까지 블로그에 올린 1500여 편 중 120편이 수록됐다.
일상적인 글부터 독서 일기, 헌법재판관 취임사와 퇴임사 등이 담겼다.
특히 50대의 구매 비율이 40.3%에 달하는 등 장년층에게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
“판사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제한적인 경험을 할 수밖에 없다.
문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문학은 보편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고, 재판은 구체적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며, 양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두번째 책은?
11월 신간 중에서 눈에 띄는 책 한 권, 예술가이자 독립출판인인 김영글 작가의 <아무튼, 야구>.
저자는 피구 공을 두려워하는 어린이였고 구기 종목을 달가워하지 않는 청소년 시기를 거쳐, 당구공 몇 번 쳐본 것이 전부인 성인이 되었다.
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그에게, 어느 날 야구공이 나타났다.
암 수술을 겪고 남한강을 따라 떠난 어느 겨울밤, TV 속 야구 예능의 한 장면에서 ‘공 하나의 우주’에 매혹된 것이다. <아무튼, 야구>는 글과 예술 안에 살던 여성이
야구를 만나고 이전까지와는 사뭇 다른 렌즈로 삶을 바라보고 알아가는 이야기다.
마지막 책은?
오늘의작가상, 김유정문학상, 김현문학패 수상 작가 구병모 소설가의 신작 장편소설 <절창切創>을 놓칠 수 없다.
절창은 ‘베인 상처’라는 뜻으로, 상처에 접촉하는 것으로 상대의 마음을 읽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부모의 생사를 알지 못한 채 보육원에서 자란 한 소녀.
그녀는 어느 날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타인의 상처에 손을 대면 그의 생각을 말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접촉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여자,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 자신을 읽히고자 하는 남자.
미스터리 혹은 기이한 로맨스의 외피를 두른 <절창>의 이야기를 홀린 듯 따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