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추석

 

 

일찌감치 잠이 들어서 일까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젊은 시절 명절만 되면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우리 어머니

아니 어머니 돈만 가지고 시장 가면 다 있는데 왜 걱정을 해요?”

아이구, 너처럼 태평한 사람이 또 어딨냐

난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그 많은 일을 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렇게 큰소리 치던 나도 추석을 앞두니 괜히 마음이 바쁘다.

몇 달 전 남편에게

이제 어머니도 요양원에 가시고 우리 올 추석부터 차례 안 지내면 안될까?

그래 당신이 힘들다면 그렇게 해

너무 쉽게 허락한 남편의 말이 믿기지 않았지만, 마음 만은 편했다.

며칠 전 추석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한번 차례상을 언급했는데

남편은 놀라는 표정으로

내가 언제 그런 소리를 했다고 그래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하던 걸 안 해 힘들면 좀 줄이 든가

딸들까지도 아빠 편을 들며 엄마 힘들면 본인들이 지내겠다고 한다.

와 한 입 가지고 두 말 한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아님 평소에도 이 남자는 내 말을 흘려 들은 거지!

가족의 반대를 들으니 내 생각을 강요할 수가 없었다.

별 수 없이 이번에도 시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우리들의 생각도 바뀌어가지만 
추석과 함께하는 이 풍요로움은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맛있는 음식 앞에서 들려오는 가족들의 웃음소리

헤어져 있던 가족, 친지와의 소중한 만남

그리고 작은 선물로 전하는 이웃 간 감사의 정까지

이 모는 것은 우리 어머니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가능했다.

이젠 바뀌었으면 그리고 바뀌고 있다.

엄마가 며느리가 여자들이 준비하는 추석이 아닌

온 가족 모두 같이 , 그래서 더 즐겁고 행복한 추석으로

 (010-6601-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