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소설가이자 메모 전문가로 유명한 김중혁 작가의 신간 <미묘한 메모의 묘미>를 소개합니다. 작가는 백여개가 넘는 메모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며, 수백권의 노트에다 메모를 남기며 작업하길 즐기는데요. 그중 몇개의 메모는 소설이, 몇개의 메모는 에세이가,
몇개의 메모는 그림이 되었다고 하면서, 또 그중 몇개의 메모는 농담이 되었고,
그중 몇개의 메모는 수면 위로 떠오를 때를 기다리며 잘 쉬고 있다고 썼습니다.
‘메모’ 하면 아무렇게나 휘갈긴 종잇조각이나 스마트폰 기본 메모장에 대충 적은 줄글 정도를 떠올릴 법합니다.
메모 자체가 잠깐의 쓰임을 다하면 삭제되거나 잊혀지기 때문일 것인데요. 하지만 작가는 메모를 단순히 기억의 보조 장치 정도로 여기지 않고,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의 파편을 잡아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어떤 내용?
작가가 평생 해온 메모의 경험과 메모의 도구와 메모의 방법과 메모의 선례와 메모의 단상이 지루할 틈 없이 단문의 문장을 타고 리드미컬하게 펼쳐집니다.
책에 남기는 메모, 어둠 속의 메모, 산책하면서 하는 메모 등등.
도구별로는 종이, 타자기, 워드 프로세서, 노트북 컴퓨터, 휴대전화에서 시작해 보다 전문적인 메모 도구까지 제시합니다.
누군가는 “메모해서 뭐해?” “무슨 의미가 있어?”라고 말할 수 있으나 작가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메모를 시작하는 순간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다. …
떠오른 생각을 종이에 적어 보지 않고 허공으로 날려 버리는 게 더 큰 낭비가 아닐까?”
<미묘한 메모의 묘미>라는 책 제목도 ‘ㅁ’을 계속 메모하다가 탄생한 제목이라네요.
작가 소개?
걸으면서도, 어둠 속에서도, 종이와 연필로도, 프로그램와 애플리케이션으로도,
글자로도,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메모하는 ‘자타공인 메모광’ 소설가 김중혁은 2000년 『문학과사회』에 중편소설 「펭귄뉴스」를 발표하며 데뷔했습니다.
소설집 『1F/B1 일층, 지하 일층』, 『악기들의 도서관』,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나는 농담이다』, 에세이 『무엇이든 쓰게 된다』, 『뭐라도 되겠지』,
『영화 보고 오는 길에 글을 썼습니다』 등을 썼고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이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심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