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2(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독일어와 일본어로 글을 쓰는 이중 언어 작가 다와다 요코의 소설, 그의 이름을 문학사에 알린 대표작 <영혼 없는 작가>를 소개. 

'영혼 없는 작가'는 작가가 일본을 떠나 배를 타고 동시베리아 항구로 가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는 여정을 담은 글이다. 

시간 순서대로 여행을 나열하기보다 여행 전후의 일까지 다소 두서없이 서술했다. 할머니가 들려준 옛이야기, 작가가 읽은 동화 등이 여행기와 뒤섞여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초판본에는 열네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번 새로운 판본에는 ‘다와다 유니버스’의 중요한 조각 아홉 편이 추가되었다. 

 

추천하고 싶은 소설?

'부적'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작가는 '부적'에 속한 16편의 글에서 독일로 이주한 이후 모국어가 아닌 독일어에 둘러싸여 느낀 감상을 특유의 관찰력과 감성으로 포착해 담아냈다. 

작가는 독일어 단어들의 문법 성(性)을 익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남성 명사인 물건을 볼 때는 그것이 실제 남자라고 느끼고, 여성 명사인 물건은 여성이라고 상상하며 독일어에 익숙해지려 애썼다.

 

또다른 다와다 요코의 책을 추천한다면?

더 이상 어느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언어의 바다를 표류하며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 이야기 <지구에 아로새겨진>을 권한다. 

 

작가 소개?

다와다 요코는 와세다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로 넘어가 함부르크대학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취리히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2년부터 독일에서 거주해온 그는 1987년 일본어로 시집 '네가 있는 곳에만 아무것도 없다'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1991년 첫 독일어 책인 '유럽이 시작하는 곳'을 펴내며 이중 언어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언어를 독창적 시선으로 관찰하고 해석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미도서상·괴테 메달·클라이스트상·요미우리 문학상 등 세계 유수 문학상을 석권했고,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