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요?
- 오늘은 경차 이야기 입니다. 한 때 열풍이 불 정도로 내수판매에 큰 힘이 되었던 세그먼트였지만 지금은 소비자 관심 속에서 빠르게 멀어지고 있습니다.
보다 폭 넓은 선택지 확보와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경형차 시장 자체를 되살릴 방법을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실질적으로 현재 경차는 어떤 상황인거죠?
- 침체된 경형 세그먼트의 상황은 판매량에서 온전히 드러납니다. 카이즈유가 공개한 2025년 상반기 신차 등록 데이터를 살펴보면 경형은 총 3만6,989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같은 기간 5만대를 훌쩍 넘긴 것과 비교하면 31.9%나 급감한 수치입니다. 소형과 준중형, 중형, 대형 등 다른 세그먼트가 일제히 상승한 것과는 정 반대의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경차 한때는 상당히 잘 나가지 않았나요?
– 맞습니다. 경차는 약 10여년 전만 해도 합리적인 가격과 대한민국 도로 상황에 적합한 기동성, 1가구 2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기까지 맞물려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이후 2012년 21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다소 보합세를 기록하다 하락 곡선을 타기 시작했구요.
2021년에는 9만대까지 내려왔고 캐스퍼 출시로 다소 오르는 듯 했지만 지금은 또 연간 10만대 선에 머물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심각해 연간 7만대도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경차 부진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 원인은 매우 복합적입니다. 먼저, 가격 경쟁력 입니다. 상향 평준화를 거치면서 상품 구성이 풍부해졌고 이에 따른 경차의 기본 가격이 과거에 비해 많이 오른 것입니다.
또 선택 다양성 부족입니다. 쉐보레 스파크의 단종으로 더욱 좁아진 상황에서 수입 브랜드는 경차 시장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전기 경차도 아직 기술 및 가격 측면에서 제한적입니다.
또 지난 10년간 도로 환경과 교통 문화의 변화도 경차 둔화를 촉진시켰습니다. 고속도로 주행 증가 및 장거리 이동 수요가 확대됐고 작고 엔진 출력이 낮은 경차는 주행 안정성·성능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단거리는 퍼스트·라스트 마일, 대중교통 발달로 경차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도 만만치 않다구요?
– 맞습니다. 바로 경차 혜택 축소 및 상대적 매력 감소도를 꼽습니다. 세금, 공영주차장, 통행료, 보험료 등에서의 혜택이 이제는 소비자가 체감하기에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반면,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인센티브가 강화되면서 경차의 정책적 이점은 멀어지고 있구요.
실제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가 월 5만 원대 충전비용으로 경차 이상의 유지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1~2인 가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에서 공간 활용도와 멀티 유틸리티를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져 소비자는 ‘작은 차’보다는 ‘작지만 실용적인 SUV’를 선호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사들도 역시 수익성이 낮은 경차보다 중형 이상 차, 전기차 중심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위기의 놓인 경형 세그먼트를 두고 봐야 하는 것일까요?
– 물론 아닙니다. 경차의 특징(기동성)과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단순한 가격 인하만으로는 부족하며 정책적 지원, 제품 혁신, 인식 개선, 소비자 트렌드 반영이라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신차 개발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초저가 트림을 만들어 가성비를 잡거나 기존 경차 제품의 EV 버전 출시를 촉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래 모빌리티와의 연결도 바람직합니다. 목적기반 모빌리티(PBV)와의 연계, 경형 자율주행 셔틀 등 미래 도심 교통 수단으로의 경차의 진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