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22(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아침 식사를 역사, 문화, 사회적으로 탐구한 책 <아침식사의 문화사>를 소개한다. 아침식사가 왜·어떻게 탄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즐겨 먹는 아침식사 메뉴가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해 왔는지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영어 단어 '브렉퍼스트'(Breakfast) 또한 말 그대로 밤새 지속하던 '단식'(fast)을 '깨다'(break)라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중세에 접어들면서 아침식사는 천박하고 상스러운 대상으로 전락한다. (지금은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모두 알지만, 중세의 카톨릭교회 입장에서 볼 때 아침식사는 천박하고 상스러운 것이었다고 한다.) 아침식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힘든 육체노동을 해야 하는 농민과 육체노동자들, 어린이, 노인, 병자처럼 몸이 약해서 한낮의 식사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 힘든 사람들이 대상이어서다. 결국 이유가 무엇이든 당시에 아침을 먹는다는 것은 비웃음을 사는 일에 가까웠다. 이런 아침식사의 암흑기는 무려 수 세기 동안 지속된다.

 

이후 변천사도궁금해집니다. 

아침식사는 15세기 중반이 되어서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 같은 아침식사 옹호론자 덕에 아침식사가 유행처럼 번진 것이다. 17세기는 네덜란드 정물화를 '아침식사 그림'이라고 부를 정도로 아침식사가 황금기를 맞은 때다. 18세기 영국인과 미국으로 건너간 유럽인은 아주 푸짐한 아침식사를 즐겼고, 19세기 말에는 현대 아침식사의 대명사격인 시리얼의 등장으로 편리성이 더해지며 또 한 번 변화의 전기를 맞는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아침식사는 하루의 첫 끼니지만 때로는 삶의 마지막 끼니가 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동안 특별히 위험한 전투에 배치된 병사들에게는 스테이크와 달걀로 이루어진 ‘전투용 아침식사’가 제공되었다. 그로부터 20년 뒤, 우주 비행사들도 우주선의 발사를 앞두고 똑같은 식탁을 받았다. 베이컨으로 감싼 안심 스테이크와 달걀 프라이는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최후의 만찬이기도 했다. 사형수들도 다른 요청을 하지 않는 한 마지막 식사로 스테이크와 달걀 요리를 먹게 된다. 마치 푸짐한 아침 한 상을 먹은 듯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 아침식사의 어원부터 아침식사의 미래까지 차려내고 있다. 역사적·세계적 맥락에서 흥미로운 사실들이 충분한 조사를 바탕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 신뢰가 가는 이 책을 아침식사 후 읽을거리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