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2(목) 장승호원장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네. 오늘은 [망상]을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20대 후반의 남성이 최근 윗층과 자주 다툼이 있다고 병원에 왔습니다. 

수 개월 전부터 윗집에서 자신을 괴롭히려고 쫓아 다니고, 일부러 시끄럽게 한다면서 항의를 했는데 정작 확인해 보면 그런 일은 없었죠. 

가족들이 타이르기도 하고 혼을 내보기도 했지만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 분은 피해망상의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처럼 망상은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가. 혹은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것은 아닌가” 처럼 현실과 맞지 않는 잘못된 믿음을 말합니다.  

 

Q: 힘들 때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망상에 빠져봤을 것도 같은데, 

어떤 경우에 병적인 망상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까요?

A: 보통 가끔 스쳐가는 생각들은 스스로를 다잡거나 주변의 조언을 통해서 조절이 가능하죠. 그래서 변화가 가능한 생각은 망상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확고한 믿음 때문에 주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고 지속되는 생각은 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상은 감정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누군가 자신을 괴롭힌다는 생각 때문에 두려움에 떨기도 하구요. 경우에 따라서는 피해적인 망상에 빠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누군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이 가장 흔하구요. 자신과 관계없는 일들을 관련된 것으로 생각하는 관계망상, 또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과대망상 등이 대표적입니다. 

 

Q: 심한 망상은 정신질환과도 관련이 있겠죠?

A: 네. 대표적으로 조현병이나 망상장애가 망상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질환인데요. 

이외에도 조울병에서 조증 삽화의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과대망상이나 주변 사람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는 색정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또 우울증에서는 자신이 매우 빈곤하다거나 망했다고 굳게 믿는 경우도 있구요. 치매에 걸린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물건을 누군가가 훔쳐갔다는 망상도 흔합니다. 

그 외에도 강박증이나 건강염려증에서는 자신이 중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신체망상을 보일수도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망상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A: 네.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을 병식이라고 하는데요. 망상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병식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내가 정상이고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처음부터 망상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교정하려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보통은 약물치료를 통해서 망상을 약화시킨 후에 생각을 교정하는 정신치료를 시행합니다. 약물치료의 경우에는 항정신병약물이 사용되는데요. 

최근에 개발된 항정신병약물들은 부작용도 적고 안전해서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망상 때문에 환자 본인이나 주변 분들에게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높다면 입원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셔서 전문의와 상의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