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1(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한국 경제사에서 누락된 ‘여사장’에 주목하는 책이나왔다. 

바로 <여사장의 탄생>이라는 신간이다. 

어디에서도 조명받지 못했던 한국의 ‘여사장’

을 연구하며, 일하는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책이다. 

거리와 시장에서 홀로 물건을 파는 여사장, 자신의 점포를 마련해 미용실이나 양장점을 운영하는 여사장, 

해외의 물품울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여사장, 대기업을 운영하는 여사장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고용했던 ‘여사장들’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동안 '여사장'은 사장이라는 직책 때문에 여성 노동사에서 쉽게 배제되었으며, 

한편으로 대규모 사업체의 사장은 대개 남성이라는 편견 탓에 한국 경제사에서도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고 책은 말한다. 이렇듯  '이중의 배제'에 놓인 한국 여사장의 흔적을 발굴하고, 일하는 여성의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한 시도의 책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저자는 한국전쟁으로 1950년대 여사장이 탄생했다고 말한다. 가장 역할을 맡아오던 남성들이 전쟁터에 동원되면서 후방에 남겨진 여성은 경제활동에 나서야 했다. 

남한에서 전통적으로 ‘남성’의 역할로 취급되던 시장 ‘장사’에 나서고 돈 관리를 했다. 

요식업·양장점·공예업 등 여성의 전통적인 성 역할과 관련된 업종으로의 진출도 많았다. 

가정을 건사했건만 여사장들은 자신이 ‘남성적인’ 일을 했다는 데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기가 세다’ ‘드세다’ 는 말이 따라다녔다. 

사회적 시선은 여사장들이 자신의 성과를 드러내기보다 남편에게 공을 돌리는 등 뒤로 물러서게 만들었다. 

여사장들에게는 일 못지않게 가사노동도 잘해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책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그리고 현재까지 여사장이 편견을 넘어 주체적인 경제인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따라간다. 

 

저자 소개?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여성연구원 학술연구교수, 여성학 연구자, 페미니스트 경제사학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노동과 젠더〉를 강의하고 있다. 1950~1970년대 자영업의 젠더화와 여성 자영업자의 경험·기억·역사를 연구 중이다. 

여성의 노동·경제·계급에 관한 역사적 젠더·문화연구를 하며 페미니즘 경제 모색과 함께 대안적 삶으로의 전환을 탐색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동 아가씨』 『모던걸, 치장하다』가 있으며, 공저로 『여성사,  한 걸음 더』 『가족 커뮤니티와 다성적 주체론』이 있다. 

박사논문인 「양장점을 통해 본 1950년대 전후 ‘여성의 경제female economy’」로 이화여자대학교 우수학위논문상을 수상했다. 

이 논문을 기반으로 <여사장의 탄생> 책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