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7(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새해 첫 달, 독서의 방향을 잡지 못해 고민인 청취자들께 소개하고 싶은 재밌는 책. 

시인으로 출발해 소설·에세이를 망라하며 전방위적인 글을 쓰는 박연준 작가가,

"옆 사람의 팔을 잡아끌며 일독을 권하고 싶은" 고전을 추천하는 에세이, <듣는 사람>입니다. 

작가가 몇 년 간 일간지에 '다시 보다, 고전'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인데, 한 꼭지 분량이 짧아서 부담 없이 읽기 좋습니다.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당신은 공들여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인가요, 공들여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인가요?” 

독서가 타인의 말을 공들여 듣는 행위라면, 작가는 언제까지나 공들여 듣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읽고 또 읽어도 닳지 않는 고전의 세계를 안내하는 시인의 아름다운 사유와 경쾌한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고전’은 오랫동안 읽히고 읽혀도 여전히 그 매력이 마르지 않은 책으로 어떤 거창한 이념이나 이야기를 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혜롭지 못한 이들의 좌충우돌기’에 가깝다”는 말이 흥미롭습니다. 

작가에 따르면 고전이란 "해석으로 탕진되지 않은 채 온전하게 살아남은 책"입니다. 

고전은 또한 "읽고 또 읽어도 닳지 않는 책,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도 소문을 등지고 커다래지는 책"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권하는 39개의 고전 목록은 △호밀밭의 파수꾼(J.D. 샐린저) △소박한 밥상(헬렌 니어링) △어린 왕자(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진달래꽃(김소월)처럼 우리 눈과 귀에 익숙한 것부터 △무서록(이태준) △봉별기(이상) △침묵의 세계(막스 피카르트) 등 낯선 책도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어떤 분인가요?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에 당선되어 등단한 이후 시와 산문, 소설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아온 박연준 작가는 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베누스 푸디카』 『밤, 비, 뱀』 『사랑이 죽었는지 가서 보고 오렴』, 장편소설 『여름과 루비』, 산문집 『소란』 『밤은 길고, 괴롭습니다』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모월모일』 『쓰는 기분』 『고요한 포옹』 『듣는 사람』 등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