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0(목) 김형준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요즘 상담을 오시는 젊은 환자분들 중에 MBTI라는 성격유형 검사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MBTI검사를 잘못 이해하시는 것 같아 오늘은 MBTI 성격유형 검사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Q: MBTI 정말 유행인 것이 젊은 분들 사이에 처음 소개를 받으면서 궁합보듯이 서로의 MBTI를 공개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들었어요. 대체 MBTI란 무엇인가요?

A: MBTI는 마이어스와 브릭스라는 모녀가 약 75년전에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의 이론을 차용하여 만든 성격을 분류하는 검사법입니다. 총 네 가지 영역을 각각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누고 그것을 조합하여 16가지 성격 유형으로 분류 하였는데요. 첫 번째가 정신적 에너지와 관심의 초점이 외부와 타인에게 향하는지, 자신 내부의 관념과 생각으로 향하는 지에 따라 E, I 분류하고요. 둘째로는 정보를 인식하는 방법이 자신의 눈과 귀로 확인한 것을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받아들이는 지, 혹은 예감이나 직감에 의해 과감히 창의적으로 정보를 인식하는지를 나눠 S와 N으로 분류합니다. 세 번째로는 판단의 근거를 이성적이고 실리적, 현실적으로 ‘맞다, 틀리다’로 판단하는지, 혹은 관계나 상황에 맞춰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며 의미와 공감으로 판단하는지에 따라 T와 F로 분류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생활 혹은 행동방식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인지 혹은 유연하고 융통성과 자율적인지에 따라 J와 P로 분류합니다. 이렇게 네 가지 영역에서 두 가지의 특징을 조합하여 총 16가지의 성격유형으로 분류하는 성격이론입니다. 


Q. 그렇다면 MBTI가 실제 성격을 잘 대변하는 것이 맞나요?

A: MBTI가 처음 개발되면서 쉽고 간단하게 할 수 있어 그 어떤 성격 검사보다 가장 많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은 사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검사를 받으면서 오랜 기간 연구와 데이터가 쌓여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실제 몇몇 연구에서 어느 정도 성격유형에 따른 특징이 잘 드러나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심리학자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일부분 참고는 하지만 MBTI를 임상에 사용하거나 크게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Q.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MBTI의 한계를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우선 SNS나 인터넷 검색에서 MBTI을 찾아 보시면 나오는 16 personalties라는 무료 검사는 MBTI가 아닙니다. MBTI에서 나오는 16가지의 성격유형을 똑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명백히 이것은 MBTI 검사가 아니라 유사하게 만든 다른 검사입니다. 진짜 MBTI는 대부분 유료 검사이고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직접 상담을 하면서 1시간 넘게 검사가 진행이 됩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간단히 나온 자신의 MBTI 유형은 실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실제 MBTI도 한계점을 지적받고 있는데 우선 자기보고형 검사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스스로 채점한 점수가 통계적으로 객관화되지 않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유형인 INFP도 사실 연속선상에 있어서 질적 양적으로 다 같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미미한 점수 차이로 전혀 다른 유형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한계점는 저 같은 임상가가 볼 때 너무 결정론적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일종의 낙인찍기나 라벨링의 오류가 그것입니다. 그래 ‘나는 I 이니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어려워’ 이렇게 되어버리는 것은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입니다. 또한 같은 사람이 5년의 차이를 두고 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종종 나오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검사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등 신뢰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MBTI는 자신의 성격 모두를 대변하기 보다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너무 신봉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